매거진 리뷰 공간

사자와 양(영화_퍼펙트 케어)

100일 글쓰기(70일 차)

by 소채

개봉관에서 영화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작년(2021) 2월에 개봉 한 '퍼펙트 케어'를 보려고 찜해두었다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영화관에 가질 못하고 기억 속에서 지워졌다. 그러던 중에서 지난 주말 한가로이 '넷플릭스'를 둘러보던 중에 그녀의 모습이 담긴 영화 포스터가 보였다. '로자먼드 파이크'의 사진이다. 자신감 넘치면서 약간의 도도한 느낌이 드는 그녀의 인상은 8년 전 영화 <나를 찾아줘, 2014년, 데이비드 핀처 감독> 이후에 그대로 유지되었다. 당시 영화 속 '에이미 던' 역을 했던 '로자먼드 파이크'는 전 세계 영화 관람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내 머릿속에도 그녀의 연기와 표정이 송곳처럼 박혀서 오랫동안 기억되었다.


<퍼펙트 케어, 2021년, J. 블레이크슨 감독>의 영문 제목은 'I care a lot'이었으나 국내에서는 '퍼펙트 케어'라는 타이틀로 개봉되었다. 은퇴자들의 건강과 재산을 관리하는 회사의 경영자인 말라(로자먼드 파이크 배우)는 그녀의 파트너인 프란(에이사 손 살레스 배우). 그들은 사실, 은퇴한 노인들의 재산을 법적 테두리 안에서 강탈하는 인정사정 없는 포식자들이다. 그러던 중에 그들의 레이다에 걸린 '부잣집 호구 할머니'인 '제니퍼 피터슨'이라는 노인이 등장하고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그녀를 요양원에 가두고 능숙한 솜씨로 그녀의 집에 있던 숨겨진 재산 찾아내서 처분하고 집도 매각을 시도한다.


하지만 영화에서의 반전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순진하게 보였던 호구 할머니의 뒷배경은 비정상적인 힘의 중심에 있었고 영화 속의 노인을 등쳐먹은 '말라' 일당은 또 다른 악당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힘없는 노인들을 먹잇감 취급하는 말라의 모습에서 그녀가 얄밉기도 하고 어떻게 법테두리 안에서 저렇수 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까지 들었다. 그러다 보니 이상하게도 여주인공들을 어떻게든 혼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영화속의 또 다른 악당의 편을 들게 된다. 하지만 결국 여주인공인 '말라'가 강한 상대에게 제압되어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 상황이 발생했을대는 다시 말라 일당을 응원하게 된다.


영화속에 나오는 여주인공의 옷색깔이 나의 시선을 끌었다. 법정에서 싸우는 그녀는 빨간색 강렬한 옷은 지칠 줄 모르는 그녀의 전투력을 상기시켜 주고 먹잇감을 찾아가고 요양원까지 인도하는 그녀의 베이지색 옷은 밀림의 사자가 초원을 어슬렁어슬렁 다니는 모습을 상기시켜 준다. 마지막으로 인생의 반전을 통해 성공을 거머쥐게 된 젊은 글로벌 CEO가 된 말리는 방송에서 하얀색 옷을 입는다. 권위와 번영을 상징하는 듯한 느낌의 색깔이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빨간색이 등장함으로 인해서 그녀의 초창기 모습을 되새기게 한다. 물론 영화 속에 비친 색깔에 대한 해석은 감독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나의 주관적인 해석이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는 말라와 프란의 동성애의 장면이 부담스럽지 않게 물 흐르듯이 잘 표현된 점이다. 영화를 떠나 실제 생활에서도 서로에게 wife라고 할 정도로 친하다고 한다. 영화가 상영되는 118분 동안 빠른 전개와 몰입은 주인공들의 탁월한 연기 덕분이다. 관람객을 적으로 만들었다가 동지로 만들었다가 하는 그녀의 연기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나올 '로자먼드 파이크'의 작품이 더 기대된다.

222.jpg (영화 '퍼펙트케어' 의 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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