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리뷰 공간

급하게 독토(아버지의 해방일지)

100회 글쓰기(24회 차)

by 소채

독서 밴드의 새해 첫 '함께 읽기 도서'로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2022년>를 선정했다. 작년 말에 글쓰기 친구의 소개로 책을 읽고 공식적으로 독서모임에 추천을 한 것이다. 지난달 책 읽기에 이어 이번달에도 같은 책으로 독서토론을 진행했다. 작년 말에 초소책방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잠'으로 독서토론을 한 이후에 새해를 맞이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다소 급하게 일정이 잡혔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2022년>를 선정했다.


이번 독서토론의 기획 및 준비는 내가 담당했다. (사실 매번 공동리더의 감투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내가 하고 있다.) 일정이 급하게 확정되어 예상보다 회원들이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좀 더 많은 회원들의 참석을 위해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도 오픈해서 진행을 하기로 했다. 한 번도 그렇게 해본 적은 없었지만 지방 회원들도 부담 없이 참석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작가 정지아는 <빨치산의 딸, 1990년>이라는 장편소설로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실제로 아버지가 빨치산 활동을 했던 것을 다큐멘터리 느낌의 글로 썼다. 작년에 발표한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30여 년 전의 작품보다는 좀 더 소설적인 구성을 더해서 최대한 무겁지 않게 유머적인 요소들을 가미해서 독자들에게 다가왔다. 그녀의 이번 작품은 작년 말부터 독자들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녀의 말을 빌린다면 '육십의 나이에도 뜰 수가 있구나'라고 친구들에게 말하고 다닌다고 한다. 소설 속의 주인공인 '아리'는 세상을 좀 더 행복하고 평하롭게 만들기 위해 빨치산으로 활동한 부모의 삶을 아버지의 장례식장을 통해서 들여다본다. 문상을 오는 아버지와 관련된 여러 조문객들을 통해서 딸이 알지 못했던 아버지의 새로운 사실들을 마주하게 된다.


평생 죽마고우로 티격태격 하던 조선일보를 보는 박한우 선생, 장례비용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은 하지만 친오빠처럼 일을 봐주는 장례식장 사장 황사장. 아버지를 위해서 친자식보다도 더 아버지의 자존심을 지켜주었던 학수와 어머니를 친어머니처럼 따랐던 언니 그리고 아버지의 담배 친구인 노랑머리 여학생 등 많은 등장인물들은 전체적인 이야기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지금의 중년세대들은 국민학교 때부터 반공의식을 깊게 교육받았다. 어린 시절 그린 포스터에는 빨간색 늑대로 공산주의자를 그렸고 '나는 공산주의가 싫어요.'라고 외치던 이승복 어린이를 어린 영웅으로 기억한다. 사회주의자, 빨치산, 빨갱이, 공산주의라는 단어 자체에서 주는 무거움과 두려움이 아직까지도 남아있다. 하지만 작가는 이러한 무거운 주제를 최대한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독서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 및 장소뿐만 아니라 발제문과 토론을 이끌 리딩자가 필요하다. 독서모임의 한 회원에게 급하게 톡을 보내고 간절하게 리딩요청 부탁했다. 다행스럽게도 흔쾌히 수락을 해주고 며칠 만에 3장짜리 짜임새 있는 발제문도 공유해 주었다. 장소를 섭외하기 위해 인터넷을 찾아보니 '스터디룸' 형식으로 장소를 대여해 주는 곳을 찾을 수 있어서 장소예약도 하고 온라인 'Zoom'으로 회의예약까지 마쳤다.


토요일 오후에 보통은 등산을 다니던 내가 독서토론을 위해 약속장소에 조금 일찍 도착했다. 무인으로 운영되는 곳이라서 건물 5층 출입구 옆에 있는 키오스크를 통해 예약번호를 입력하고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스터디룸, 무인운영, 그리고 온&오프 독서토론도 모두 낯설었지만 한 권의 책으로 나와 다른 여러 사람들의 생각과 해석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흥미롭고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이런 맛에 독서토론을 끊을 수가 없다!!!

이런 맛에 독서토론을 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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