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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이름이 뭐니

육원전(동그랑땡, 돈 전, 완자전)

by 소채

추석명절 제사상에 오르는 음식 중에 제일 빨리 없어지는 음식은 '동그랑땡'이다. 고기를 쉽게 접하기 어려운 시절에 동그랑땡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좋아했다. 고기를 곱게 다지고 계란물을 묻혀서 기름에 노릇노릇 지져서 상위에 올리면 제일 먼저 손이 간다. 행여라도 남은 동그랑땡으로 찌개라도 끓여내면 고기 육수가 우려 져서 밥 한 공기가 뚝딱이다.


동그랑땡은 '돈전(돈저냐)' 또는 '완자전', '육원전'이라고도 불린다. '돈전'은 엽전처럼 동그랗게 생긴 전을 뜻하며 한자로 표현한 것이 '육원전'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등재되어 있지 않은 비표준어이지만 업계에서는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한식조리기능사에서도 '육원전'이라는 요리명을 사용한다. 전래민요에도 등장하는 '동그랑땡'은 엽전이 떨어지는 소리를 모사한 말로 추정된다.

동그랑땡은 '돈 전(돈저냐)' 또는
'완자전', '육원전'이라고도 불린다.



"참, 안된다! " 요리 실습시간에 두 번이나 시도했지만 두번 모두 실패했다. 첫 번째 시도는 완자가 너무 두꺼워 속이 익지를 않아서 '탈락', 두 번째 시도는 육원전의 윗면에 입혀지는 계란이 제대로 지져지지 않아서 '탈락'이다. 그게 뭐라고, 마음에 상처를 준다. 2주 전에는 레시피도 숙지하지 못하고 조리를 하다 보니 그렇다 치고, 이번에는 레시피도 숙지하고 유튜브도 꼼꼼히 챙겨봤는데도 또 실패했다.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실패의 원인을 곰곰이 따져보니 아무래도 불조절과 손놀림 미숙 때문이다. 한식조리기능사 실기시험에서 '육원전'에 주어진 시간은 20분이다. 6개의 동그랑땡을 만들어내기가 만만하지 않은 시간이다. 그러다 보니 후반부에 들어서 심장의 박동이 빨라지고 얼굴이 뜨거워짐과 동시에 손이 머리를 못 좇아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론적으로 연습이 부족해서 벌여진 결과이다.




두부를 젖은 면포에 꼭 짜서 도마에 놓고 칼날을 눕혀 옆면으로 곱게 다진다. 소고기도 곱게 다지고 물기를 제거한다. 두부와 소고기 양념에 간장 대신 소금으로 불고기 양념(소설파마 후깨참)을 만들어 끈기가 생기도록 치대고 둥글납작한 완자를 큰 스푼을 이용해 여섯 개의 완자를 만들어 낸다. 간장대신 소금을 하는 이유는 질퍽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시험에서 요구하는 크기는 지름 4cm, 두께 0.7cm이나 지름은 조금 크게, 두께는 조금 얇게 만든다. 지름은 수축하고 두께는 팽창하기 때문이다. 모양을 만드느라고 시간을 너무 지체하면 안 된다. 제대로 된 모양은 밀가루를 묻힐 때 다시 한번 만들어 준다는 생각으로 대충 완자모양을 만들어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완자에 골고루 밀가루를 묻히고 계란물을 묻혀 프라이팬에 살짝 올려준다. 이때 팬은 약불이나 자신이 없으면 아예 꺼버려야 한다. 팬에 6개 모두 안착이 되면 불을 켜고 약불로 지져준다. 어느 정도 익으면 뒤집고 뚜껑을 닫아서 앞뒤면을 완전히 익혀야 한다. 조리시험에서 익히지 않으면 무조건 '탈락' 이다. 완자의 옆면도 손으로 하나하나 굴리면서 익혀야 한다.


전반적인 요리 레시피는 복잡한 것이 없다. 하지만 완자를 익히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소모된다. 그렇다 보니 제한시간내에 요리를 완성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하다. 그래서 빠듯한 시간을 만회하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축구선수 이영표 씨가 '연습과 재능'에 대해 인터뷰했던 말이 떠오른다. '재능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주말에 다시 연습해야겠다. "육원전 너, 딱 기다려라!"

"육원전 너, 딱 기다려라!"

동그랑땡 민요(유투브)

https://youtu.be/jDeko4cAx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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