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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May 21. 2023

마르게 조린 닭고기 요리

깐풍기 (간펑지)

'깐풍기'라는 요리의 이름을 풀어보면 '마르게 조린 닭고기 요리'란 뜻이다. 요리이름에 식재료와 조리방법이 함축되어 있다. 중식요리 이름에 '기' 자 들어가면(깐풍기, 라조기, 기스면) 모두 닭을 사용한 요리이다. '마른다'는 표현은 요리 결과물에 탕수육처럼 진득한 소스가 있느냐, 없느냐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깐풍기에는 마지막에 별도의 소스나 국물이 없다는 뜻이다.

'깐풍기'라는 요리의 이름을 풀어보면
'마르게 조린 닭고기 요리'란 뜻이다.


중국요리은 지역특성에 따라 크게 북경요리(베이징,튀김), 남경요리(상해,해산물), 광동요리(홍콩,서양식), 사천요리(사막지대,매운음식)로 나눈다. 이중에 북경요리는 지역적으로 중국의 북쪽에 위치해서 춥고 건고함에 따라 기름에 튀기고 볶는 '카오 요리'가 발달했다.  깐풍기는 탕수육과 더불어 카오 요리의 대표 메뉴이다.


깐풍소스는 홍고추와 함께 '새콤, 달콤, 매콤' 해서 다른 요리에도 사용된다. 두부를 기름에 튀겨서 깐풍소스에 묻혀내면 '깐풍두부'가 되고 가지를 튀겨내면 '깐풍가지'가 된다. 육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채식주의자에게는 깐풍두부와 깐풍가지를 통해 깐풍소스의 풍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중식요리 수업 첫날 오후, 두 번째 수업으로 깐풍기와 부추잡채를 조리했다. 익숙하지 않은 조리기구와 조리방법으로 한식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특히 기름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여기저기서 지글지글 닭 튀겨내는 소리와 기름이 사방에 튀어서 화구주위는 난장판이 되고 손은 전분과 계란을 섞어 튀김옷을 입히느라고 진득진득하다.


중식실기 책으로 만드는 법을 설명 듣고, 요리사부의 시범을 메모를 하면서 꼼꼼히 보면서 머릿속으로 순서를 정리하고 각자 요리를 만든다. 3개월 정도 한식수업을 받아서 그런지 중식수업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이 되어 수업자체는 익숙한 루틴으로 진행이 된다.


두 가지 요리를 후다닥 만들고 나서 보니 내가 보기에도 먹음직 스럽게 조리되었다. 품평회 시간에는 "이거 누가 만든 건지 참 잘했어요."라는 사부님의 칭찬까지 받았다. '뭐지, 내 요리가 칭찬까지 받다니 드디어 나의 숨어있는 재능을 중식에서 찾은 건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이거 누가 만든 건지 참 잘했어요."



야채(홍고추, 청피망, 대파)는 0.5cm 크기로 정육면체로 썰고 마늘, 생강은 굵게 다진다. 닭다리(장각)는 뼈를 발골하고 3cm 크기로 잘라 소금, 검은 후춧가루, 청주로 밑간을 한다. 튀김옷은 녹말가루(2T)와 달걀물(2T)로 만들어 입히고 달군 식용유로 2번 튀겨낸다. 첫번째는 익히기 위한 것이고, 두번째는 바싹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깐풍소스(물 2T, 진간장 1T, 흰 설탕 1T, 식초 1T, 청주 1T)를 미리 만들어 놓고 팬을 달군후 준비해 둔 재료를 볶아낸다. 볶는 순서는 향신채(대파, 마늘, 생강)를 먼저 볶고 홍고추와 깐풍소를 넣고 끓인다. 튀긴 닭고기를 넣고 국물이 없어질 때까지 조리다가 마지막에 참기름과 청피망을 넣고 마무리한다. 중식 조리 기능사 시험용 지급재료에는 없지만 집에서는 굴소스(1t)를 첨가하면 맛이 더해진다.


[사진] (좌) 품평회   (우) 레시피(중식 조리기능사 실기, 2014년 박지형외)
[사진] 닭고기 대신 가지를 넣은 '깐풍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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