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채 Jun 23. 2023

유럽식 날 것 요리

참치 타르타르

활어회, 육회는 한국사람에게 익숙한 음식이다. 하지만 한국을 처음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활어회나 육회는 낯선 음식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친구를 초대하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방송프로에서는 그런 장면을 수시로 보여준다. 수산시장에 방문해 식탁 위에 오른 꿈틀거리는 산 낙지를 보면서 '오 마이갓'을 연신 외쳐대거나 광장시장의 육회골목에 방문해서 산 낙지와 육회가 함께 버무려진 낙지 탕탕이를 보며 경악을 금치 못한다.


그래서 유럽요리에는 날 것 요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유럽 미식가들 사이에 '타르타르 스테이크', '참치 타르타르', '타르타르소스'가 독특한 요리로 존재한다. '타르타르'의 유래는 중앙아시아의 타르타르족(tartar people)의 이름에서 비롯되었고 지금은 '생고기 요리(raw beef)'를 뜻한다. 13세기 유라시아를 정벌한 몽고의 타르타르족이 말고기를 생으로 먹었던 것이 유럽에 전해져서 발전되었고 생고기 요리 이름에도 '타르타르'를 붙인다.




'참치 타르타르'는 참치를 익히지 않고 날 것으로 요리한다. 만들어 놓은 요리의 모양이 독특하다. 마치 예술품 같은 게 프랑스 요리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마치 바닷속의 고래가 헤엄 치듯이 잘게 잘라 뭉친 세 덩어리의 참치가 있고 중앙에는 나무숲처럼 보이는 샐러드 부케가 서있다. 바닥에는 알록달록한 채소 비네그레트 소스가  흥건하게 뿌려져 있다. 완성접시를 오랫동안 쳐다보고 있으니 바다 위를 고래 세 마리가 무인도 주위를 유영하는 모습이다.

바다 위를 고래 세 마리가
무인도 주위를 유영하는 모습이다.


요리를 만드는 것인지, 예술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 조금은 헷갈린다. 어찌 되었던 '참치 타르타르'는 3가지를 만들어내야 한다. 참치타르타르(메인요리), 샐러드 부케(야채요리), 채소비네그레트(소스)이다. 간단하게 전채요리(애피타이저)로 먹는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총 19가지)가 만만치 않다. 더군다나 향신료 3가지(처빌, 차이브, 딜)가 어느 부분에 들어가는지 주의를 요한다.




메인요리인 참치타르타르는 양파, 그린올리브(속에 피망 채운 올리브), 케이퍼(연어에 먹는 시큼한 꽃봉오리 피클), 처빌(chervil,  달걀, 생선요리에 사용되는 향신료)을 곱게 다진다. 여기에 레몬즙, 올리브오일, 핫소스, 꽃소금, 흰 후춧가루를 넣고 잘 버무려 테이블 스푼 2개를 이용해 퀜넬(quenelle, 고기완자) 형태로 3개 만든다.


샐러드 부케는 차이브(chives, 부추처럼 생긴 향신료)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넣소 뺏소') 찬물에 헹군 후 물기를 뺀다. 채 썬 붉은색, 노란색 파프리카를 중앙에 두고 그린 치커리와 롤라로사(꽃상추)로 감싸고 차이브로 묶은 후 밑동을 잘라 접시에 세운다. 잘 서지 않으면 눕혀놔도 된다.


마지막으로 채소비네그네트 소스는 올리브오일과 식초의 비율을 3:1로 섞고 여기에 파프리카(붉은색, 노란색), 양파, 오이껍질은 주사위 모양으로 썰고 나서 파슬리와 딜(dill, 향이 강한 향신료)은 곱게 다지고 꽃소금, 흰 후춧가루를 넣는다. 이때 소스에 야채를 너무 많이 넣으면 소스 느낌이 안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루루루 랄라, 갈색 소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