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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Sep 14. 2023

수제비가 들어가지 않은 수제비국

들깨수제비국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2019년>을 보면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는 가정부(이정은 배우)를 내쫓기 위해 기택(송강호 배우)네 가족은 봉숭아 가루를 이용해 작전을 개시한다. 결국 봉숭아털로 인해서 가정부는 숨을 제대로 못 쉬고 갑자기 발작 수준(아낙필라시스)까지 이르게 된다.


사람의 개인적 체절에 따라 특정음식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서 건강을 해치게 한다. 대표적인 알레르기 음식에는 우유, 달걀, 생선, 견과류, 밀과 콩 등이 있다. 초등학교 시절을 회상해 보면 무상급식 세대와는 아주 먼 시절이기는 하지만 학교에서 우유와 빵을 급식으로 먹었던 기억이 있다. 우유는 유리병에 담기고 뚜껑은 종이로 막혀있었던 추억의 우유였다.  


대표적인 알레르기 음식에는
우유, 달걀, 생선, 견과류, 밀과 콩 등이 있다.

국민건강 촉진 차원에서 국민학교 급식으로 우유를 지급했던 걸로 기억된다. 물론 공짜로 주는 것이 아니라 돈내고 사먹는 것이었다. 우유값을 내지 못하던 아이들은 선생님으로 부터 계속된 재촉을 받기도 했다. 그 당시만 해도 우유가 없어서 못 먹던 시절이지, 알레르기 때문에 먹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를 못했다.




세월이 흘러 요즘아이들은 엄마 배속에 있을 때부터 오염된 환경과 무분별한 가공식품들에 둘러싸인다. 그러한 위험요소로 인해서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강하지 않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을 끼고 살다 보니 빠른  정보 적응력과 학습능력은 전 세대에 비해 월등할지 모르지만 육체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특히나 대부분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가공식품들은 아이들을 병들게 한다. 항생제가 투여된 우유나 소고기를 먹고 기름진 피자나 햄버거를 먹는 아이들이 건강하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어른들의 욕심이다. 육체가 건강하지 못함으로 인해서 잔병치레가 많아지고 조금만 아프면 '약'을 먹고 '병원'을 찾아서 반복적인 치료를 한다.


지속적인 치료행위들은 자체 면역을 저하시킨다. 그러다 보니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가 생기고 환경 변화에 대한 알레르기가 발생한다(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 지구의 오염이 심해짐에 따라 알레르기 때문에 고통받는 아이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한민국 초등학교에서는 음식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을 배려해서 맞춤식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음식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을 배려해서
맞춤식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들깨 수제비는 물을 넣고 멸치, 마른 표고버석을 넣고 센 불에서 끓이다가 약불로 줄여 끓인다. 멸치육수가 어느 정도 우러나면 멸치, 표고버섯을 건지고 표고버섯은 가늘게 썬다. 감자, 양파, 애호박은 큼직하게 썰고 대파, 당근은 가늘게 썰고 새우는 깨끗하게 다듬어 넣어준다.  


국물에 표고버섯을 넣고 소금을 넣는다. 국물이 끓으면 감자를 넣는다. 감자가 익고 난 후 수제비를 넣기 전에 알레르기가 있는 학생들을 위해 1인용 용기(9개)에 국을 담는다. 들깨 수제비국에 수제비를 넣지 않은 상태이다. 왜냐하면 9명은 '달걀' 알레르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도대체 수제비와 달걀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배의 노련함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수제비 포장팩에 원료로 '달걀'이 포함되어 있다. 수제비 밀가루 반죽을 할때 달걀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이들에게 급식을 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혹시라도 달걀 쇼크가 있는 아이였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수제비가 들어가지 않은  수제비국'을 모두 담고 나서 원래 레시피대로 수제비와 들깨를 듬뿍 넣었다.


 '수제비가 들어가지 않은  수제비국'을 모두 담고 나서
원래 레시피대로 수제비와 들깨를 듬뿍 넣었다.


[사진] 차수수밥, 들깨수제비국, 돼지갈비찜, 콩나물무침, 총가김치, 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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