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의 시간이 그리 빨리 지날 줄은 몰랐습니다. 시간으로 따지자면 약 640시간을 한 공간에서 몸을 부대끼며 한솥밥을 먹다 보니 그 짧은 시간에도 '정'이라고 하는 것이 쌓이고 또 쌓여 80번 정도 단단해졌네요. 만남이라고 하는 것은 이미 이별을 전제로 한다고 했지만 그래도 함께 있던 시간들이 행복한 기억이 되고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오십이 넘도록 부엌 근처에는 가보지도 않았던 사람이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조리업무를 한다는 것에 대해 주위에서 다들 신기하고 낯설게 받아들였습니다. 밖에 사람들이 그러할 진데 조리실 안에서 근무하던 언니들의 낯섦은 더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짜증 내지 않고, 비난하지 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조리실 업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심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조리실 업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심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두 평 남짓한 방에서 10명의 언니들과 함께한 시간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촉촉한 미스트 스프레이를 돌려가며 얼굴에 뿌리고, 핸드크림을 돌려가며 뒤꿈치에 바르던 시간들. 바르는 파스, 붙이는 파스 온갖 종류의 파스를 서로 붙여주고, 붙이고 하던 모습들. 비타민 C, 콜라겐, 영양제등을 나눠 먹으면서 서로의 건강을 챙겨주는 마음들.
특히 아침조회 후에 함께 나눠먹던 컵라면, 빵, 떡, 요구르트, 과일 등 온갖 종류의 간식으로 인해서 넙죽넙죽 받아먹다 보니 결국 4개월 만에 5kg 정도의 몸무게가 늘어나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습니다. 제가 그동안 아침마다 받아먹었던 것은 알고 보니 간식이 아니라 언니들의 '정'이고 '사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 사랑으로 인해서 제 허리둘레와 똥배는 풍성해졌지만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확정이 되지는 않았지만 다음 학기부터는 지방의 모대학에서 제 전공분야였던 '자동차' 관련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듯합니다. 나름 제가 30년 동안 근무했던 자동차 업계 후배들과 함께 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급식실 업무'와 '강의' 병행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최종판단에 따라 부득이하게 급식실 업무를 중단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급식실 업무는 중단하더라도 요리하는 일은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현재는 방법을 강구중에 있습니다.
요리 시작은 늦었지만 '만 시간의 법칙'을 믿고 향후 10년 정도는 계속해 나갈 작정입니다. 저를 위해 선배님들의 힘찬 응원부탁드립니다. 저도 조리실 선배님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언니들 파이팅!!! Forever my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