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미팅 시간마다 선배 조리원들 이야기하는 것을 귀를 쫑긋하고 주워 담는다. 생소한 환경과 업무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서는 선배들의 말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빠르게 행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혹 생소한 단어들이 대화의 맥락을 헷갈리게 하곤 했다. 그중에 ' 최기사'라는 단어는 유난히 귀에 거슬렸다.
'조리원들 가운데 최 씨 성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말하는 건가, 아님 뭘 고치는 사람, 그것도 아니면 뭘 운전하는 사람?' 혼자 고민하다가 풀지 못한 단어의 뜻을 결국 조리장에게 물어 궁금증을 풀었다. '최기사'는 '덤웨어더(dumb waiter, 음식 운반용 엘리베이터)'를 운전하는 담당을 말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덤웨이더에 급식을 실어주고 내려주는 남자를 별도로 채용해서 운영했고 그 사람이 '최'씨 성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한다. 물론 실존인물 최기사는 이미 퇴직을 했고 운영방식도 바뀌었지만 예전에 부르던 '최기사'는 발음하기 어려운 '덤웨어더'를 제치고 습관처럼 조리원들끼리 통용되고 있던 것이다.
이번주에 조리실에서 맡은 담당은 '최기사(덤웨이더)' 이다. 오전에는 급식을 올려주고 오후에는 내려주는 일이다. 아침 체조가 끝나자마자 4인 2조로 파란색 식판통에 식판과 집기류를 넣는다. 반마다 학생수가 다르기 때문에 벽에 붙은 인원표를 보고 한 명은 식판수를 세서 통에 넣고 또 한 명은 집기류를 챙겨 넣는다.
이번주에 조리실에서 맡은 담당은 '최기사(덤웨이더)' 이다.
집기류의 개수는 아침조회 때 메뉴표를 보고 반찬종류에 따라 달라지는데 보통은 집게 2개, 롱스푼 2개, 국자 1개, 밥주걱 1개이고 식판은 대략 30개 정도를 파란 통 하나에 꽉 채워 넣는다. 사자 우리처럼 생긴 케리어 세 곳에는 각각 13개의 파란 통이 실리고 덤웨이더 옆으로 옮겨진다. 다음은 숟가락, 젓가락통을 소독고에 꺼내서 층별로 챙기고 선반 위에 놓인 국통(50개 정도)도 내려서 국담당 구역으로 옮겨놓는다.
마지막으로 반찬통을 준비해 놓으면 오전 최기사 일이 마무리된다. 반찬통은 집기류처럼 그날 메뉴에 따라서 몇 세트(사각 대자 48개, 사각 소자 3개, 원통형 6개)를 꺼낼지 결정을 한다. 급식실에 입사하고 제일 헷갈렸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반찬통 종류(사각 대자, 사각 중자, 사각 소자, 원통)도 다르고 메뉴에 따라 그날 준비해야 할 반찬통의 숫자도 다르다 보니 초짜에게는 '난이도 최상'이다.
준비된 반찬통들은 조리된 음식들이 끝나는 대로 담기고 층별로 구분되어 캐리어에 쌓인다.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덤웨이더 앞에는 9대의 캐리어(식판, 반찬, 국&밥 x 3개 층)가 대기하면 오전 일과는 끝이 난다. 오후에는 지난주에 담당했던 오후 덤웨이더 담당을 보조하면서 지저분해진 9대의 캐리어를 깨끗이 씻어내면 하루일과가 끝난다. 반찬 조리에 직접적인 관여는 하지 않은 한 주지만 배송도 급식의 일부라는 생각에 스스로 뿌듯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