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리뷰 공간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아몬드)

독서토론 리뷰

by 소채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265쪽)' 할머니와 엄마가 '묻지 마 살인'을 당할 때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았던 것에 대한 윤재(남자 주인공)의 독백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길을 걸어가고 있는 내 주위에 혹인 나 자신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과연 나는 어떤 대응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생긴다. '과연 나는 저항할 수 있을까?', '과연 나는 주위사람을 위해 선뜻 나섰을까?' 하는 생각에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다.


너무나 슬픈 일이다. 하지만 세상살이가 각박해질수록 방송 뉴스시간에는 이런 종류의 끔찍한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나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외면했지만 말이다. ' 나는 과연 누군가를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있을까?' 도저히 현실의 벽을 뚫고 나갈 용기가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10분이 남아있었지만 그때까지 마을버스에 갇혀 있었다. 예정된 독서토론은 저녁 7시에 시작하기로 했지만 퇴근시간에 복잡한 교통체증 때믄에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다. 특별히 이번 독서토론은 지방에 있는 회원들도 참석이 가능하도록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귀가해서 노트북으로 접속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10분이 남아있었지만
그때까지 마을버스에 갇혀 있었다.


마을버스에서 내리면서 시계를 보니 이미 7시가 넘었다. 아파트 입구에서부터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으로 줌(Zoom)을 연결했다. 나의 살아있음을 독토 참여자들에게 알리는 체스처였다. 헐러 벌떡 현관문을 열자마자, 미친 듯이 방으로 달려가 노트북을 연결하고 비디오와 오디오를 'On' 시키고 기존 스마트폰 연결도 해제했다. 이미 첫 번째 토론 주제가 진행되는 가운데 랜선 너머로 반가운 얼굴들이 보였다.




창비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인 '아몬드(2017, 손원평)'은 밴드 독서모임인 '책거리'에서 2024년 1월의 추천책으로 함께 읽고 독서토론을 하기로 한 책이다. 독서는 혼자 할 수도 있지만 함께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덧붙여 독서한 내용을 토론을 통해 '다름'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아몬드(2017, 손원평)'은
독서토론을 하기로 한 책이다.


오늘도 토론을 하는 중에 책에서 나온 인물들의 행동에 각자의 의견이 비슷한 경우(선생님이 윤재에 대해서 학생들에게 얘기하는 장면, 91쪽)도 생기고, 또 어떤 상황(곤이가 공감교육을 위해 윤재에게 나비를 해치는 장면, 170쪽)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음을 확인했다.


발제문으로 올라온 7가지 주제에 대해서 서로의 의견을 듣고 나누다 보니 두 시간이 순삭으로 지나갔다. 독서토론을 진행한 친구의 능숙한 리딩 덕분에 참석한 모든 회원들이 편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고마운 마음이 든다. 리딩자에게도 참석한 모든 회원에게도. 방안에 처박혀 노트북 모니터를 쳐다보며 혼자 낄낄 거리면서 논다고 아내의 핀잔이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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