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도마리에, 정리의 마법
아날로그 사진 앨범 10권을 정리해서 종이박스 1개에 옮겼다. 이사 때마다 가지고 다니던 오래된 짐이었다. 몇 권은 책장의 하단부에 있었고 몇 권은 창고에 있던 것이었다. 벼르고 별러서 결국은 처분한 것이다. 곤도 마리에 씨의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이라는 책의 '앨범 정리'편을 보고 나서 실행에 옮긴 것이다. 당연히 방의 공간 활용 면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꺼내 보는 횟수도 늘었다. 아직 종이박스 1개에 담긴 사진들을 디지털 액자로 만드는 과정이 남아있기는 하다.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도 주기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의 숫자가 16,840 장이다. 디지털 사진은 계속 쌓이지만 아날로그 사진 앨범과는 다르게 별 부담을 못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사진 정리를 위해 아이폰 사진 앱을 뒤적이다가 새로운 기능을 발견했다. 하단부의 앨범 옆에 있는 'For You' 버튼을 누르니 '추억'이라는 제목의 여러 동영상들이 보인다. 장소에 따라서, 시간에 따라서, 또 어떤 것은 주제에 따라서 BGM과 함께 자동으로 편집되어 있다. 잊어버린 나의 추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스마트폰에 자동 편집된 동영상의 대부분은 '등산'이 주제이다. 가끔은 맛집 투어 사진이나 회사 관련 사진들이 있기는 하지만 9할 이상이 산에서 찍은 사진이다. 등산 용품 회사인 '블랙야크'에서 주관하는 '100대 명산' 프로그램을 목표로 얼마 전에 완등을 했다. 1년여 동안 거의 100개의 산을 완등하기 위해서는 1주일에 2개 정도의 산을 정상까지 올라야 한다. 들머리에서 날머리까지 하루의 여정을 사진으로 보관하고 함께 했던 등산 밴드에 '산행 후기'를 사진과 더불어 꾸준히 올렸다. 그러다 보니 사진도 쌓이고 추억도 쌓인 듯하다.
이제는 아름다운 추억들을 머릿속에 저장하고 다시 한번 '정리의 마법'을 되새기며 다시 한번 과감하게 스마트폰 속의 사진을 정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