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올리브 키터리지
미국의 좀 남다른 어머니, 올리브 키터리지에 대한 13편의 단편을 모은 이야기이다. 저자인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이 작품으로 2009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지난해 독서모임 송년 이벤트였던 책 나눔 행사 때 참석했던 회원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아들의 첫 번째 결혼식 피로연의 에피소드인 '작은 기쁨' 편을 계기로 이 책을 장편소설로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내용중에 올리브라는 주인공이 평범하지는 않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의사 부부인 아들의 집을 본인의 집 근처에 준비해 주고 그곳에서 피로연을 한다. 결혼식의 피로감에 2층에 올라 아들의 신혼 방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우연히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며느리의 대화를 듣게 된다. ' 그이는 힘든 시간을 겪었어'라고 하는 소리에 올리브는 여러 가지 감정에 휩싸여 작은 복수를 한다. 며느리의 베이지색 스웨터 소매에 매직을 긋고 다시 개어놓는다. 그리고 브래지어와 신발 한 짝을 그녀의 커다란 핸드백에 넣고 방을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시어머니가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아들을 두고 고부간의 갈등은 그런 걸까.
'불안'편에서는 올리브가 44살에 53세의 동료 교사를 만나 사랑에 빠져 각자의 가정을 버릴 뻔한 상황이 나온다. 하지만 두 사람은 한 번도 키스하거나 서로를 만진 적이 없었다. 중년의 나이에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새로운 만남은 그것이 동성 간의 우정이던, 이성 간의 사랑 또는 우정이던, 삶에 자극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가정을 버릴 정도의 사랑인데 어떻게 손 한번 안 잡아 보고 그럴 수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독서클럽 회원 중에는 그런 상황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랐다.
이 책은 나의 백 권 읽기 프로젝트의 84번째 책으로 올래 1/6일부터 1/15까지 읽었다. 미국의 지방 도시의 수학선생님이자 약국집 아내이기도 했던 올리브의 삶과 그녀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삶을 잔잔한 느낌으로 함께 했다. 2022년 새해를 맞이해서 제일 처음 읽은 책이기도 하고 부친의 응급실 앞에서 새벽까지 마음을 달래며 같이 한 책이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