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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Jul 18. 2022

골프냐 등산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경기도 이천 비에이비스타CC

경기도 포천에 있는 도마치 계곡은 백패커들에게는 유명한 곳이다. 나도 몇 년 전에 벼르고 별러서 친구들과 방문해 본 적이 있다. 계곡의 폭이 넓고 물은 깊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로에서는 거의 1시간가량을 산 쪽으로 트레킹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일반 물놀이 관광객이나 등산객보다는 백패커들에게 인기가 있다. 특히 뜨거운 여름날에 박배낭을 메고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는 계곡 트래킹을 통해 계곡 근처에 박지를 잡는다는 것은 매력적인 하룻밤을 보내기에 충분하다. 그런 연유로 등산 동호회의 7월 정기산행 장소로 도마치 계곡으로 추천을 하고 결국 그곳으로 정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대학 친구들의 모임에서 하필이면 골프모임을 같은 날 잡은 것이다. 처음에는 날짜를 바꿔보려 했지만 다른 이들의 일정이 여의치가 않았다. 하는 수없이 나를 대신해서 골프를 칠 수 있는 멤버를 구하려고 했지만 구할 수가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골프장의 위치를 포천으로 목표해서 서칭을 했다. 다행히 야간골프로 저녁 6시 반 정도에 티업 하는 곳으로 예약을 했다. 참여자들의 집들이 경기도 용인시, 서울 강동구인 점을 감안하면 포천이라는 위치는 멀기도 했고 끝나는 시간의 거의 밤 11시 정도로 예상되었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결국 산악 동호회에 양해를 구하고 도마치 계곡 트레킹을 포기했다. 골프장도 포천에서 이천으로 바꾸고 시간도 야간골프이긴 하지만 오후 4시 반으로 예약했다. 몇 년 전만 해도 하루에 여러 가지 스케줄을 힘에 부칠 정도로 강행을 했지만 이제는 그러고 싶지가 않다. 시간적으로도 넉넉하고 여유 있게 활동을 하고 싶다. 두 개의 일정을 하나로 조정하다 보니 갑자기 주말 아침이 여유로워졌다. 평일처럼 새벽 5시에 일어나 '호밀밭의 파수꾼(제롬 데이비드 샐린저)'도 읽고 '도로교통안전 관리자' 수험서 집필도 진행했다. "하나를 포기하니 하루의 삶이 이렇게 여유로워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한동안 골프에 빠져 자주 라운딩을 했을 때도 있었지만 요즘은 특별한 일이 아니면 라운딩을 하지 않는다. 멤버들 중에 여자 후배가 골프를 배우고 처음으로 필드에 나온 날이라서 더욱 특별한 날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번 라운딩은 '내기 골프'보다는 '명랑 골프' 콘셉트로 점수에 신경을 쓰지 않고 편안하게 시간을 보냈다. 물론 캐디 언니의 배려로 평소보다는 후한 스코어가 기록되는 것이 느껴졌다. 결국  라베(Life Best) 스코어 '81' 기록했고 처음 골프장에 나온 후배는 '99' 마무리를 했다.  라운딩에 99 타는 '골프 신동' 가까운 기록이다. 앞으로 후배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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