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신발

by naeun
출처: 네이버 이미지


그의 신발은 늘 가장 낮은 곳에 있었다

모두가 내려다보는 자리

그 자리면 충분하다는 듯

쪼개져 속살을 드러낸

여린 마늘쪽 같은 발톱을 감싸 안고

돌길을 걸어왔다


우뚝 서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구겨진 뒤축을 고쳐 신으며

그 마음을 접었을 것이다

해지고 얼룩진 몸은

인생의 흔적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불 꺼진 방, 지지직 소음 내는 TV 앞

흰 러닝 입고 어깨를 들썩이던 곰 한 마리

그 등을 안아 주고 싶었다

열 살의 나는

끝내 말이 없었다


그때는 몰랐

신발 뒤축처럼

오래 구겨져 있었던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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