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신발은 늘 가장 낮은 곳에 있었다
모두가 내려다보는 자리
그 자리면 충분하다는 듯
쪼개져 속살을 드러낸
여린 마늘쪽 같은 발톱을 감싸 안고
돌길을 걸어왔다
우뚝 서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구겨진 뒤축을 고쳐 신으며
그 마음을 접었을 것이다
해지고 얼룩진 몸은
인생의 흔적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불 꺼진 방, 지지직 소음 내는 TV 앞
흰 러닝 입고 어깨를 들썩이던 곰 한 마리
그 등을 안아 주고 싶었다
열 살의 나는
끝내 말이 없었다
그때는 몰랐다
신발 뒤축처럼
오래 구겨져 있었던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