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중얼거리는 글은 겨울날 종일 내리는 빗소리 같습니다.
조용히 물기에 젖어드는 글자 하나하나에 쓸쓸함이 더해집니다. 누군가 방문을 열어주길 바라는 일은 때로는 설레지만, 생각보다 더 쓸쓸한 일이기도 합니다.
어릴 적, 엄마의 심부름으로 빨랫비누를 사 오다 그 맛이 궁금해 혀를 내밀고 흰 가루를 찍어 먹은 적이 있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심한 배앓이도,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도 금세 사라졌습니다.
글을 쓰다 보면 가끔 그 맛이 떠오릅니다.
정체 모를 호기심,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두려움.
나는 자주 그 두 단어 앞에 섭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합니다.
그 감정이 애초에 내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고.
물기 묻은 비눗방울처럼,
잠시 부풀었다가 이내 사라지는 것이었을지도요
나에게 글쓰기의 시작은 끌림이었습니다.
하얀 것 앞에 망설임 없이 혀를 내밀던, 그 아이의 마음이었습니다.
때때로 다른 이유를 찾으려 애쓰다 보면 쓸쓸해집니다.
비에 젖은 사람처럼 마음이 눅눅해지기도 합니다.
오늘 그때의 마음으로 나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맛보려 합니다. 무탈하기를, 해롭지 않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