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by naeun
출처: 그림책 엄마마중 삽화



어릴 적 나는 엄마를 기다리다 종종 잠이 들곤 했다. 까무룩 잠들어 버리면, 작은 손톱 아래가 하루의 먼지와 함께 어느새 새까맣다. 그 모습을 떠올리면 문득 생각한다. 나를 걱정하며 집으로 향하던 엄마의 마음도 그렇게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었을 것이라고.

해가 천천히 기울어 바닷물에 담금질할 때면, 어부들은 성긴 그물을 바다 위로 끌어서 올린다. 물결이 잠시 흔들리고, 거친 어부의 손길이 닿아 곧 바닥 위로 생선들이 나뒹군다. 숨이 가쁜 생선들은 마지막 힘을 다해 파닥거린다.

그 몸부림이 가끔은 내 마음을 닮았다.

나는 자주 숨이 차다.

그러나 그 마음에도 생선의 비늘이 햇빛을 받은 생선 비늘처럼 환해지는 순간이 있다.

어스름한 잠결에 느끼던 엄마의 늦은 손길처럼.

결국 마른 빛으로 멈춰질 몸부림일지라도,

너를 기다리는 일은 나의 빛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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