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귀를 쫑긋 세운 너의 눈이 빛난다.
나는 앞마당이 넓은 집에서 살 거야. 그 앞에 끝이 둥근 산봉우리구름하나 끼고 놀 수 있는 산하나 쯤은 있어야겠지. 아침에는 옆집 개암나무에서 똑똑 떨어지는 열매소리에 잠을 깨기도 하고 벚나무에서 떨어진 벚꽃을 쓸어 담기도 할 거야. 어쩌면 매일 내려먹는 커피를 직접 키워보겠다는 철없는 시도를 할지도 몰라. 마당 안 꽃밭에는 노랑 누드베이카를 심어둘 거야. 살찌니 '마루'가 숨어들면 쉽게 찾지 못하게 말이야. 이젤 앞에 놓일 의자는 구제빛 나는 남색이면 좋겠어. 의자에서 게으른 하품을 하며 자주 조는 '봄'이가 좋아하는 색이거든. 그위 잿빛 쿠션은 필수겠지 집안 이층을 올라가는 계단은 흰색이 될 거야 벽에 걸릴 그림은 꼬물거리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면 족해 그 옆에는 해 같은 얼굴의 아이 사진도 좋아.
가끔 너무 많이 따뜻해지는 일은 사람을 더 텅 비게 해
정말이지 너무 따뜻한 집이야.
크게 하품하는 너를 재미있게 으깨는 일이야.
나의 청혼이야. 나도 으깨어지는 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