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네 칸 아래

by naeun

지하 네 칸 아래

너는 웃고 있었다

가랑비에 젖은 어깨

이삿짐 냄새 묻은 채


비닐 커튼처럼 얇은 웃음

살은 젖고,

웃음만 남았다


나는

쓰레기봉투처럼 부풀어 오르는

마음을 느꼈다

어디쯤에 구겨져 있었을

내 사랑,

빈 박스에 들어가지 못한

나의 위선, 너의 꿈,

젖은 바닥의 벌레처럼

바둥거렸다


나는 너의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

너는 자꾸만 내려가고

나는 자꾸만 올라가는 꿈을 꿨다


나는 그날의 너를,

네 칸 아래

그 웃음을

밟고 걸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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