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서 쇳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스트레스성 복통이 몇 차례 지나 콧속이 간질거려 깊은 잠을 자기 힘들었다. 아침이 되자 그 간지러움이 줄줄 흐르는 콧물로 바뀌며 겨우 멈췄다. 어지럼증이 없는 것만으로도 다행일까?
뜨거운 태양 아래 바짝 마른 해변가 모래알이 된 것 같다. 어디를 닿아도 까슬하게 찌른다. 참고 몇 걸음 더 가면 차가운 바다에 닿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발아래가 움직일 수 없게 뜨겁다.
불편한 몸을 옮겨 식탁 앞에 앉았다. 식탁 위에는 읽다 만 책들이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그 사이를 뒤적여 겨우 타이레놀을 찾아냈다. 물 없이 약을 삼켰다. 어디선가 얼음 녹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제야 미루던 병원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미련할 정도로 병원을 싫어한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소독약 냄새를 맡으면 폐까지 락스를 들이켠 느낌이 고약했다. 번호표를 쥐고 앉아 있을 때면, 연약한 고깃덩어리가 되는 느낌도 싫었다.
진찰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이면 더 그랬다.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함 속에서, 어떤 생각이나 의지도 끼어들 틈이 없다
그래서 병원은 아픈 곳을 고치는 장소가 아니라, 내가 걸치고 있던 것들이 아무 의미 없이 벗겨지고 끝내는 나약한 몸 하나만 남는 곳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나는 그 사실을 마주하는 일이 여전히 어렵다.
뭐든 내려놓는 일은 어렵다. 마음이 다하지 않은 일은 더 그렇다. 건네오는 진심 앞에서 두려움 없이 마주하는 법을, 누가 알려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