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by naeun
피카소<파이프를 듣 소년>

탯줄로 엉킨 너를 진즉에 떼어냈다 믿었지만

너는 내 살과 피를 닮아 오래도록 내 안에 붙어 있다

말캉한 엉덩이살로 내 품을 찾던 네가

언제부턴가 거친 가시가 되어 내 마음을 긁고 지나간다

진즉에 이별해야 했다, 늘 하는 혼잣말

매번 상처를 걷어 올리는 일은 여간 아픈 게 아니다

그럼에도

오늘도 놓지 못한 너를 빛 쪽에 세우며

그늘을 자처한다

매일 이별해도

이별 중인 나는, 아랑곳없이

빛나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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