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2 나의 이사 이야기
2020년 5월 나는 지금의 콘도로 이사를 왔다. 당시에 막내아들은 고3이었다.
게다가 코로나로 막내의 수업은 집에서 Zoom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다.
원래 우리 집은 방 3개의 큰 고급 콘도였고 지역도 방콕에서 알만한 괜찮은 동네였다.
그런데 내가 이사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세 아이 중 막내가 한국으로 가는 대학 입시를 치러야 했기 때문이었다. 막내가 한국으로 떠나면 남편과 둘이서 이 큰 집에서 살아야만 했다.
나는 당시 아이들도 없었고 평일에는 남편도 없는(남편은 지방에서 근무해서 주말부부로 지내는 중이었다.) 큰 집이 굳이 필요 없어 보였다. 그래서 이사를 가자고 남편을 설득했고 막내의 입시 준비가 바쁘긴 하지만 이삿짐 정리 등 같이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기에 이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코로나여서 이사 준비하는 것이 쉬운 상황도 아니었고 (태국은 lockdown 상황이라서 거리는 폐쇄 됐고 학교도 갈 수 없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큰 콘도에서 작은 콘도로 (태국은 아파트를 주로 ‘콘도’라고 부른다.) 이사를 해야 해서 짐을 버리고 줄여야 했고 집을 보러 다니는 것도 그다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당시 코로나는 마스크 대란이 날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이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것은 바로 언젠가는 애들, 남편과 함께 서울에서 살 계획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차차 방콕 생활을 정리하고 서울 생활을 준비해야 했다. 그것의 첫 단계가 이사였다.
지금 방콕의 삶이 서울 살이를 위한 준비 단계였다.
나는 주거비를 줄이고 그 비용으로 취미 활동과 1년에 2번씩 한국으로 가서 앞으로 노후를 어떻게 준비할지 남편과 고민했다. 한편으로는 남편이 태국에서 아직까지 일하고 있기에 한국으로의 귀국은 조금은 늦춰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적응하기 위해서는 적응기간이 필요했다. 나는 2021년부터 1년에 2번씩 한국을 방문하고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알아보았다. 집 문제부터 앞으로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일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주변의 지인들을 보면 노후 대비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지 않았다. 그나마 여유가 되어야 주거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었다.
아는 지인 중에 태국에 콘도를 갖고 있는데 귀국 후 매매하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어서 태국에서 오래 사업을 하지 않는 한 한국에서의 삶에 초점을 두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나이가 들면 의료비, 보험비 등 실제적인 준비가 아무래도 태국보다는 한국이 더 나을 거라는 판단에 지금부터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준비 중이다.
이사도 쉽지 않았지만(태국 중고상들에게 일대일 라인 계정을 통해 살림살이들을 팔기도 하고 교민 카톡방을 통해 책이나 물품들을 처분했다.)이사업체를 통해 무사히 이사한 후 지금의 아담한 집에서 주말부부를 하며 편안히 지내고 있다.
이렇게 브런치 스토리에 나의 이야기를 담담히 전해주면서…ㅎㅎ

지금 사는 곳은 방콕 중심부에서 약간 떨어진 곳이다. 그래도 지상철과 주변 상가, 마트 같은 인프라가 굉장히 잘 되어있는 지역으로 살기에는 매우 편리하다.
남들은 해외살이가 어떤지 잘 모를 것이다. 생각보다 만만치 않고 남의 나라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 건 나도 모르게 애국자가 되고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 점점 피어나는 것을 항상 느끼는 것이다.
한국에 있는 아이들도 명절이나 설날이 되면 남편과 내 생각이 많이 난다고 했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친구들을 보면 갈 수 있어서 부럽다고도 했다.
다행히 작년 연말에는 애들이 친구들과 방콕 여행을 와서 너무 반갑고 좋았다. 남편과 내가 한국에서 애들을 만나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막내는 군대에 있을 때 어린 시절 방콕에서 먹던 태국 과자들을 보내 달라고 해서 방콕에서 우리가 우편으로 부쳐준 적도 있었다.
우리가 방콕에 멀리 있어서 애들 대학 입학 때, 군대 갔을 때, 휴가 나왔을 때, 전역했을 때 옆에 있어주지 못해서 많이 미안했다. 그래서 지금 한국을 가면 아이들을 더 챙겨주고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고 오곤 한다. 아이들을 보면 항상 아련하고 아쉽고 짠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갈 수 있는 거리에서 전화도 하고 얘기할 수 있는 것과 쉽게 갈 수 없는 거리로 자주 보지 못하는 것은 직접 체감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를 것이다.
그 느낌을 항상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며 아이들과 찍은 가족사진을 보며 한국에서 보낸 시간을 회상하며 한국 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2021년 2월 막내를 방콕 쑤언나품 공항에서 보낼 때 마음이 많이 헛헛했었다. 남편도 말은 안 했지만 한동안 애들 생각에 허전함을 채우려고 나랑 운동도 하고 매우 바쁘게 보냈다.
코로나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사를 했고 아이들도 각자 위치에서 직장도 다니고 학교도 잘 다니고 있다.
이제 서울 살이를 위하여 한 단계 한 단계 준비해 보자.
이제까지 잘해 왔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