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단톡방의 딜레마

by sommeil


한 때 단톡방은 카톡 감옥, 카톡 지옥, 카톡 쏘우(영화 "SAW"처럼 사람을 납치해서 감금하는)로 불렸었다.

한번 초대되면 나갈 수도 없이 갇힌 상황이라 감옥,

지옥과 같다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요새는 초대거부 및 나가기와 조용히 나가기 기능이 생겨서 카톡은 더 이상 감옥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기능이 있어도 나갈 수 없는 방도 있다.

중요 단톡방이라 할 수 있는 직장 단톡방, 동창 모임방, 가족방,

종교단톡방이 있고 원하진 않는데 나갈 수 없는 단톡방인 시댁가족방이 있다.(결혼을 한 여자분들은 공감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의 동창 한 명은 카톡을 하지 않는다.

시댁식구들끼리 너무 끈끈해서 그들 사이에서 독도처럼 홀로 있기 불편하고 일일이 대응하기 싫어서 카톡을 하지 않는다.

이해할 수 있다. 충분히. 그 기분을 아니까.




그래서 알림을 끄는 경우도 있다.

중요하지 않은 내용으로 수다를 계속 떨고 있는데

내 몸과 마음이 피곤해서 나중에 한꺼번에 스크롤해서 확인하는 경우다. 확인하지 않은 문자가 몇 십 개에서 몇 백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끄는 게 너무 힘든 상황도 있다.

알림을 끄고 싶어서 실험처럼 몇 시간 동안 끄고 지내보지만 결국엔 다시 켜게 되는 모습이나 알림에 대한 집착이 소소한 스트레스로 변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 중독이다.




어느 날 당신은 결심한다. 오늘은 카톡 알림을 전부

끄고 한 번도 확인하지 않겠다 라며 설정을 바꿨다.

한참이 지나고 정말 아무 알림도 안 오는 게 조용해서 편안하긴 한데 갑자기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다른

대화방에서 누군가 중요한 일을 얘기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밀려든다.


결국 다시 알림을 켜고 그냥 한 번만 봐야지 라며

카톡을 확인하고 만다.

알림을 끄는 게 아니라 알림에 대한 집착과 불안함

때문에 결국 다시 돌아가게 되는 거지.

계속 그 알림에 대한 습관이 무의식적으로 이어지고

디지털 중독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즉 공적이든 사적이든 나갈 수 없는 단톡방의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나가고는 싶은데 나갈 수 없고 적당한 대답도 필요하고 피할 수 없는 방이랄까

그래서 적당히 참여하고자 할 때 'ㅇㅇ'이나 'ㅋㅋ'으로 대신하는...


단톡방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 외에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적당히 대답하고

적당히 무시하는 스킬이 필요하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