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힘은 대단하다.
나는 브런치를 통해서 다양한 서사(narrative)를 알게 되었다.
결혼, 이혼, 바람, 육아, 시집살이, 직장생활, 퇴직 등등의 갈등과 해소 방법을 글을 통해
아주 가까이 접하고 느끼며 공감했다.
모두 평범하지 않은 아주 특별한 이야기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 나가는 게 재밌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아프기도 했다. 그들은 각자의 서사를 글로써 치유하는 걸로 보인다.
나 또한 그랬다.
휘발성이 짙은 말로써 해방감과 스트레스를 날리는 것보다는 한 자, 한 자 뜻과 의미를 담아
풀어내는 방식이 더 마음에 깊숙이 꽂혔다.
한때 나는 시집살이나 시어머니와의 갈등과 같은 제목만 보아도 읽고 싶지 않았다.
예전 시간이 떠올라서... 개인적으로 직접적인 표현이 더 불편하고 싫었다.
긍정적이고 좋은 기억을 이야기하고 추억으로 승화하고 싶었다.
그런데 다른 작가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멋지게 극복하는 모습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솔직 담백하면서 위트 있는 하나하나의 단어와 문장들이 내 머릿속을 헤집으며 미소 짓게 해 줄 때 나름 독자로서의 희열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이것이 글의 치유력이구나!!
이제는 글로써 나를 객관화하고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나름 시간이 흘러서 지혜도 함께 친구가 되어준 거 같다.
가끔 몇몇 다른 작가들의 글들을 읽으면 매우 안타깝기까지 한다.
시간의 굴레를 벗어나면 나를 객관적으로 형상화할 수 있고 또 다른 내 모습이 보인다.
물론 나 역시 그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순간은 힘들고 괴로웠지만 버텨내니 견딜만했었고 잘 살아왔다고 스스로 칭찬했다.
그동안의 모든 경험이 버텨내니 좋은 결과로 다가오는 것 같다.
가족, 아이들, 커리어, 그 밖의 인간관계들, 주변 환경들
잘 버텨오니 좋은 열매로 다가오게 되었다.
어릴 때는 나만 아픈 것 같고
나만 힘든 것 같고
나만 괴로운 줄 알았다.
그런데 누구나 인생 쉽지 않더라.
이제는 한 살이라도 더 많은 내 인생 선배들에게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공짜로 얻어지는 건 없더라.
살아온 업력 무시 못한다. 요새는 그것을 더욱더
깨닫는다.
아직 60도 못 살아봤다.
30분 뒤, 하루 뒤, 3일 뒤, 1주일 뒤, 1달 뒤, 1년 뒤에
무슨 일이 어떻게 펼쳐질지 아무도 모른다.
순간순간 잘 살아내고 버텨보면 좋은 일이 생기고
좋은 날도 온다.
브런치의 브도 몰랐었던 2달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180도 달라졌다.
남들의 인생에 관심도 없었던 내가 그들의 서사를 통해 나를 돌아보고 경험하고 배우게 되었다.
때로는 반성도 하고 부끄럽기까지 했다.
이만큼 살아낸 것에 대하여 감사할 줄 알게 되었고
나부터 힐링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나와는 다른 인생을 살아온 그들의 서사가 이렇게 강한 임팩트로 다가올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
다양하고 새롭고 독특한 군상들을 통해서 나도 다시
새로워지는 것 같다.
이게 바로 힐링의 힘이겠지.
정말 많이 배웠고 지금도 계속 배우는 중이다.
그들의 다양한 삶과 경험 속에서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 중이다.
즐겁다. 하루하루 그들의 일상을 엿보는 것이.
그리고 그들을 통해 내가 새로워지는 게 놀라울 뿐이다.
감사한다.
그들을 통해 치유되는 나를 보면서 점점 말랑해지는
내 가슴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