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문화의 천국, 서울

by sommeil



나는 어제 막내와 함께 창경궁을 갔다.

오후까지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날도 선선하고 사람이 많지 않아 좋았다.

야간 개장을 해서 '물빛 연화'라는 미디어 아트를 상영했다. 정말 멋지고 이쁜 광경이었다.

게다가 입장료도 1인 1000원인데 막내는 만 24세여서 무료로 입장되었다.


창경궁은 경복궁과는 다르게 사전 예약도 필요 없고 현장에서 입장권을 사고 바로 입장이 가능

했다. 인원제한도 없어서 시간에 맞춰 오면 발권하여 바로 들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

물빛 연화 미디어 아트는 저녁 7시부터 시작인데 입장 마감이 8시라서 여유롭게 감상하려면 늦어도

저녁 6시 20분 정도까지 오면 좋다.






물빛 연화가 대춘 당지에서 하기 때문에 입장할 때 먼저 대춘 당지를 보러 가는 것을 추천한다.

안으로 들어와서 앞으로 직진하지 말고 오른쪽으로 계속 따라가면 된다.

가다 보면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 보일 것이다. 관람할 수 있게 플라스틱 의자가 대 여섯 줄

놓여 있고 혹시 이미 상영이 시작됐더라도 서서 보거나 기다렸다가 의자에 앉아서 관람해도 좋다.

상영시간이 대략 20분 정도 되는 것 같아서 기다렸다가 앉아서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그 밖에 대온실, 소춘당지 등 나무들 사이사이에 은은하면서도 신비로운 LED 조명들로 꾸며놨다.

아이들과 함께 와도 좋고 부부나 연인끼리 야간에 산책 겸 데이트해도 좋을 것 같다.







서울에서는 무료이거나 저렴한 전시회, 문화생활을 할 수 있어서 참 좋다.

내가 사는 태국 방콕에서는 유명한 왕궁, 에메랄드 사원 입장료만 해도 500바트(외국인만 받는다.

태국인은 무료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2만 원이 넘는 금액이다. 요즘 환율이 1바트에 42원이다.)

한국인이 많이 가는 왓 아룬 사원도 입장료가 200바트, 왓포 사원은 300바트이다.

우리나라인 경우 한복을 입고 입장하면 무료입장이 되지만 태국은 전통 의상비도 따로 대여해야 하고

입장료와는 무관하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 오면 참 편안하고 좋다.

이번 창경궁 야간 개장도 좋았고 성수의 팝업 스토어와 로드샵 구경, 안국동의 북촌 거리, 각종 전시회도

너무 좋았다. 한국 특히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이런 모든 문화생활이 당연한 줄 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당연함이란 없다. 특히 무료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건 내가 사는 태국, 방콕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내가 아는 해외에 거주하는 다른 지인들 또한 마찬가지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 Beautiful! Koreans are so kind. "


라고 연신 감탄하는 것이다.

나도 서울에 오면 마음이 편해진다. 내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지만 거리거리 다니면서 다양한 볼거리, 문화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 전시회 등이 너무 많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거나 무료인 경우도 많다.

관심만 가지면 누구나 다양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다.


그중 날씨도 한몫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비가 좀 자주 왔지만 대체적으로 내가 방문하는 봄, 가을인 4월,

9월, 10월은 거리의 꽃들과 나무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특히 내가 머물고 있는 녹번동 주변의 북한산, 경복궁

주변의 인왕산은 볼 때마다 멋지고 아름답다.

내가 사는 방콕은 평야지대라서 산새를 보기가 어렵다. '카오야이'라는 지역이 있는데 방콕에서 차로 2시간 정도를 가야 한국의 관악산보다도 작은 산을 볼 수 있다. (태국어로 '카오'는 산을 뜻하고 '야이'는 크다는 뜻

이다. 즉 '큰 산'이란 뜻이다. 참고로 태국어는 형용사가 명사 뒤에 위치해서 한국어로는 ' 산 큰 '이란 형식으로 말한다.)


나는 바다보다 산이 좋다. 서울에 오면 무조건 북한산 둘레길을 간다.

이번에는 비가 와서, 발이 불편해서 아직 가지 못했다.

발이 나아지면 꼭 둘레길을 갈 것이다.


사계절이 있고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모든 행정처리가 신속히 이뤄지는 나라.

남들은 헬조선, 무한 경쟁의 나라라 말해도 내게는 따뜻한 고향의 나라이다.






아이들은 태국, 방콕에서 나고 자라서 이런 내 마음을 잘 이해해 준다.

엄마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뭐 대단한 것을 바라는 게 아니고 아이들과 함께 시간 보내고 다양한 문화생활을 하는 것.

단지 그뿐이다.


오늘도 제법 선선한 가을 공기를 마시며 어디 한번 구경 갈 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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