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외국인은 나 혼자뿐

by sommeil



남편은 지방에 근무해서 주말에만 나와 함께 요가를

다녔다.

평일 나는 홀로 용감하게 요가를 하러 집을 나섰다.

저번과는 다르게 물병도 하나 준비했고 땀을 흘릴 생각에 타이트한 레깅스에 나시티도 하나 준비해 갔다.

물론 샤워할 도구들도 준비했다. 저번처럼 어설프게는 하지 않고 나름 만반의 준비를 했다.


저번에 들어간 핫요가는 너무 힘들고 해서 이번에는 빈야사 클래스에 도전했다.

스튜디오는 핫요가와 달리 일반 온도라서 덥지 않았다. 잠시 뒤 요가 강사가 들어오고 빠르고 쉼 없는

요가가 진행되었다.


다운독-플랭크-차투랑가-단다 아사나-업독


이 플로우(flow)를 쉼 없이 계속 진행했다.

vinyasa란 뜻은 flow를 의미하는 단어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연속적으로 자세를 취하면서 호흡과 동작이 끊어지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

핵심이다.

나는 어떻게 따라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한순간의 쉼도 없이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서 끝까지 수업을 따라갔다. 다른 수강생들은 주로 나이가 많은 할머니나 내 또래이거나 나보다

젊은 30-40대 주부들도 있었다.

모두 태국인들이었고 요가 강사는 Lin이라는 태국

여자 강사였다.






수업은 태국어와 영어로 진행되었다. 영어는 홀로 외국인인 나를 위한 것이라는 짐작이 들었다.

강사들은 대부분 영어를 잘하는 편이었고 한 번은 태국어로 한 번은 영어로 설명하면서 강사가 맨 앞 매트에서 자세를 보여주면 수강생들은 강사가 말하는 대로

따라서 동작을 이어 나갔다.


따라 하다 보면 너무 힘들어서 태국어든 영어든 들리지도 않았다.

정신이 혼미해져서 그냥 옆이나 앞사람의 동작을 보고 어깨너머로 따라 했다.

어느 태국인 할머니가 내 앞 매트에 앉았다. 보기에 65세 이상은 되어 보였다 머리도 거의 백발에 가꺄웠다.

자신 있게 앞줄에 앉으시길래 어느 정도 요가를 할 줄 아는 평범한 할머니로 알았다.

그런데 수업이 진행되고 스탠딩 자세를 할 때 한쪽 다리가 머리 뒤 귀 위쪽까지 올라가서 깜짝 놀랐다.

뒷모습만 보면 아주 날씬한 아가씨 같았는데 전혀 힘든 기색 없이 모든 동작을 물 흐르듯이 따라 하고 있었다.


저절로 respect(존경)하게 되었다. 여기는 숨은 고수들이 많았다. 좀 잘하는 사람들은 기본 5년 이상 다녔고 현재는 나도 5년 차에 접어들었다.

10년, 15년 이상을 다닌 회원도 많았다.

수업은 1시간이고 빈야사 클래스는 결국 아무 사고

없이(?!) 마쳤다.

내가 나와서 잠시 숨을 헐떡이니까 한 태국인 아줌마가 물었다.

" Are you okay? "


나는 괜찮다고 말했다.


" I'm Ok. "


사실 하나도 괜찮지 않았다. 하지만 힘들어 보이고

싶지 않아서 괜찮다고 말했다.

태국인 아줌마 몇몇은 자기들끼리 쑥떡거리며 내 얘기를 하는 듯 보였다.

그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결심했다.

그래, 끝까지 한번 해보자.

그렇게 쉽게 물러나지 않을 거야.


강하게 마음을 먹고 집에 가서 또 파스를 온몸에 도배했다.

저녁때면 끙끙 앓는 게 습관이 되었지만 한 번 두 번

결국 10 클래스를 마치니

통증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