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가고 싶었던,

EP.1 부개동에서 춘천으로 그리고 다시 서울을 향해.

by Ranke

'아메리카 드림'

미국을 꿈꿨던 이민자들. 그들이 꿈꿨던 미국. 나에게는 서울이 곧 미국이었다.

TV에서 보는 서울은 어린 시절 내게 꿈만 꾸게 만들었다.

거대한 건물, 영화 및 드라마 촬영지, 기회의 도시라고 생각한 그곳. 나는 서울을 꿈꿨다.


현실은 저층 건물, 정신없는 거리. 오토바이는 씽- 씽- 대는 분위기. 당시의 아이들이 살기에는 좋은 동네는 아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지금보다 더 분위기가 엄숙했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살기 힘들었을 것이다.


학교 선생님들이 인서울을 하라는 이유가 이런 것이었을까?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아니면 무슨 이유가 있던 것일까.

물론 나도 서울을 가는 것을 꿈꿨다. 서울에 가면 성공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가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나만 서울을 바란 것은 아니었으니까.

내게는 너무 높았던 곳이었던 거 같다.

꿈은 높았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재도전을 하지 않는가.

당시 내게는 재도전을 할 용기가 없었나 보다. 어쩌면 주변의 분위기가 내 용기를 받아들이기엔, 내가 매우 작았던 거 같다. 서울로 향하기엔 난 너무 못났기 때문이다.

어릴 때 꿈꿨던 것들은 전부 몽상이자 허상이었다. 내게 서울은 너무 큰 곳이었다.

이것을 깨달았을 때 내 나이 19살.

남들이 어리다고 하는 나이.

모든 걸 할 수 있는 나이.

하지만 당시 내게는 이미 결승선에서 못 도착한 놈이었다. 그때 나는 내 인생이 끝났다 생각했다.


잠깐 우회했다. 일단은 서울이 아닌 춘천으로. 난 정말 꿈만 높았다.

그리고 우회해서 도착한 곳. 거기서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다시 서울로 가겠다.

남들이 들으면 얼마나 웃기겠는가. 앞에서 안 그러겠지만, 뒤에서 참 많이 비웃었을 것이다.

내 주변에도 몇 명 있지 않았을까? 피해망상이라고 포장 짓지 않고 싶다. 내가 보고 들은 게 꽤 많았기 때문에.

아무튼. 다시 서울을 향해 가고있다. 객관적으로 열심히 살았다고 말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다시 꿈을 꾼다.

내가 꿈을 꿨던 서울. 나는 그곳에 다시 가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