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어디서 왔어?

by Ranke

처음으로 고향을 떠나게 됐다. 옷부터 생활용품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들어간 대학은 강원도 춘천이었다. 살면서 강원도 춘천은 와본 적 없는 거 같은데, 와보니까 왠지 모르는 쌀쌀한 공기가 내 오감을 자극시켰다.


“여기가 내 20대의 일부를 바쳐야 하는 건가?” 라며, 기숙사 밖에 사람들을 본다. 창 밖에는 나처럼 20살의 새내기 친구들과 이제는 익숙하듯 짐을 갖고 내리는 선배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들. 다들 표정에는 수많은 감정이 오고 가지만, 나랑 같은 감정을 가진 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강원도 춘천. 인천에서 대충 2~3시간 남짓의 거리. 고등학교 시절에는 상상도 안 해 본 동네. 나보다 멀리서 온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처음 만난 학과 동기들과의 대화에서 다들 출신지를 말한다. 남양주, 춘천, 화천, 서울. 등등. 나랑 같은 지역 사람들을 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내게 물어본다. “넌 어디서 왔어?”라고. 난 말한다. “아.. 인천이라고 알아? 거기서 왔어.” 이렇게 말하면 다들 놀랐다. “멀리서도 왔구나?” 하며, 다들 신기하게 쳐다봤다.

나도 내 동기들과 학과, 동아리 선배들의 표정을 볼 때면 약간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멀리서 온 건가?”라는 생각. 타지에서 온 사람이라, 다들 신기하게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예의상 한 말일까?
순간이었지만 많은 생각을 해봤지만, 내가 춘천에서는 이방인. 그 자체였구나라고 생각해 본다.


대학 신입생은 많은 타이틀을 갖고 있다. ‘20살’ , ‘교복 벗고 사복으로 학교 다님.’ ,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음’ 등. 난 거기에 타이틀이 추가 됐다. ‘인천에서 온 이방인’ 난 어디를 가던 이방인이란 타이틀. 그들 눈에는 난 이방인 그 자체였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 않은 나이였지만, 그때 사람들 눈에는 강원도 춘천과는 어울리지 않은 소규모 동네인 인천. 그 동네 출신이라 더욱 그렇게 느낀 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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