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뛰어야 됨

by 라원

EStj인 나는 진짜 창의적인 걸 못 한다.


능력을 떠나서,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일을 하면 진짜 급격한 노화가 찾아온다.


에너지가 쫙 빨리고, 뇌 용량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그래서 사실 창의적인 걸 하면 집중력은 1시간도 안 돼서 박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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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딱 그런 날이었다.


브랜드 네이밍을 2주째 고민하고 있었다.


지피티와 이야기하면서 하는데 진짜 이상한 것밖에 안 말해줘서

머리를 싸잡고 뇌를 쓰고 있었다.


행동파인 나는 빨리 몸을 써서 행동으로 옮기고 싶은데,

앉아서 생각만 하고 있으니 참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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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카페에서 그렇게 골머리를 앓고 밥 먹으러 갔다.

장염 걸려도 입맛 도는 난데, 진짜 입맛이 없었다.


뛸 준비를 다 해서 나왔지만 정말 뛸 힘도 없었다.

뛰기 싫었다. 그래서 잠시 고민했다.

'그냥 다시 카페 들어가서 할 것들을 빨리 끝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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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99%의 확률로 뛰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에너지가 돌아올 거라고.

그러니까 무조건 뛰어야 된다고.

사실이었다.

성수에서부터 반포대교까지 왕복으로 뛰었다. 약 13킬로.


아니나 다를까, 뛰고 나니까 정말 체력이 올라왔다.

그냥 기분만 좋은 게 아니라,

앉아서 하던 생각들이 더 풍성해졌고

활력이 돌았다.

정말 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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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본질적으로는(?) 화가 많은 사람이다.


이 화를 현명하게 푸는 방법을 모를 때는, 감정대로 살았다.

(딱히 컨트롤할 생각을 안 한 것도 있긴 함)


특히 부모님께 그랬다.

부모님께 괜한 짜증을 내곤 했다.

심술부리고, 괜히 차갑게 굴고.


근데 지금은 내가 어떻게 해야 기분이 좋아지는지 안다.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지도.


이런 방법을 안다는 게, 진짜 한 단계 레벨 업 한 느낌이다.


이렇게 조금씩 나를 대하는 방법을 알아간다면,

점점 더 현명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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