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빚쟁이

시가 있는 아침

by 이만희

이른 아침 초인종 소리에

현관문을 두드리며 엄마를 찾는다.

엄마는 내 방 책상 속으로 숨고

동생은 이불속으로 숨는다.

화가 나 현관문을 열었더니

빚쟁이 할머니가 서 있다.

엄마가 안 계신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집에 들어와 엄마를 찾는다.

다시 초인종 소리가 울린다.

현관문을 열었더니

빚쟁이 아저씨가 서 있다.

무턱대고 집으로 들어와 엄마를 찾아오라고 한다.


또 초인종이 울린다.

빚쟁이 중년부부가 서 있다.

집으로 들어온 빚쟁이들끼리 서로 인사를 하고

엄마를 흉보고 있다.


엄마는 빚을 내서라도

내 눈을 고치려고 했지만

나는 빚쟁이들 앞에서

엄마를 숨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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