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앞에서 왕처럼 살아가기

by 이만희

2025년에도 나는 여전히 글을 쓰고 있다. 노트북 불빛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는 순간, 세상은 잠시 멈춘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루틴과 단단한 태도 속에서 나는 견디며 살아왔다. 글을 쓰는 동안, 고요는 전율이 되고, 절망은 다시 숨을 고르는 쉼이 된다. 이유 없는 모멸감이 나를 흔들고, 인정받지 못한 권위가 복종을 강요할 때도, 나는 집으로 돌아가 방 안에서 글과 마주했다. 글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었다.

나는 깨달았다. 유일한 자아란 없다. 상황에 따라 드러나는 자아만이 있을 뿐, 인간은 매 순간 변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그렇기에 글쓰기는 나를 고정시키는 동시에, 변화를 껴안는 도구였다.

책 출간을 준비하며 나는 믿는다. 조금씩 나아지고, 고쳐지고 있음을. “자기 삶이 당당할 때 빛이 난다.” 이 문장을 붙잡고 살아낸 2025년, 나의 영혼은 글쓰기에 바쳐졌다. 후회는 없다.

절망은 대개 스스로 만든다. 그것을 절망으로 규정하는 순간, 이미 무너진다. 감정을 극단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이별마저 아름답게 받아들일 때, 인내는 현실을 견디게 하고, 꿈은 흔들리는 나를 붙잡는다. 변화는 두려움이 아니라 성숙으로 가는 관문이었다.

삶을 살아가는 기쁨은 인생의 의미와 닿아 있다. 성실히 글을 쓰고, 최선을 다한다면 세상에 작은 흔적이라도 남길 것이다. 노력 없는 성취는 없다. 삶은 매 순간 최고치를 향해 나아가는 모험이다. 길은 주어지지 않는다. 스스로 개척할 뿐이다.

행동하는 기쁨, 기다리는 기쁨, 사랑하는 기쁨. 그것이 곧 삶의 축복이다. 소중한 사람과 나누는 웃음, 작은 기쁨을 알아보는 눈, 결점을 껴안는 태도가 인간을 성숙하게 만든다. 결혼은 성숙으로 가는 기회이고, 사랑은 어둠을 밝히는 초롱불이다.

빛과 글, 그리고 사유 속에서, 나는 20년간 시각장애와 맞서며 교단과 삶을 지켜왔다. 하루하루를 왕처럼 살아가는 것, 그것이 나의 성찰이며, 나의 문학이다. 글은 내 안의 빛이고, 글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다시 만난다. 삶은 선택과 책임의 연속이며, 그 순간마다 글을 통해 나는 기록하고,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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