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인간의 밤

에세이

by 이만희

장애가 있는 사람은 가슴에 작은 균열을 품고 살아간다.

처음에는 그 균열이 흉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된다. 그 틈새로 바람이 오고, 빛이 스며들고, 다른 존재의 숨결이 머문다는 것을. 나는 그 틈에서 들려오는 미세한 떨림을 듣는 사람이다. 중년의 문턱을 넘어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내 상처가 세상과 연결되는 또 하나의 감각이라는 것을.

장애가 있는 사람은 다른 장애를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다.

아픔의 감각을 알기 때문이다. 상처가 지나가는 자리가 어디인지 알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신음은 내 내면의 어두운 강을 건드리고, 누군가의 침묵은 오래된 무덤처럼 깊은 울림을 남긴다. 그래서 우리는 조금 더 천천히 움직이고, 조금 더 오래 듣고, 쉽게 재단하지 않는다.

세상이 무심코 던진 말 한 줄에도 마음이 흔들릴 때, 우리는 조용히 서로를 부축한다. 누구도 말하지 않아도 안다. 아픔은 서로를 닮는다.

장애가 있는 사람은, 사실 장애가 있는 세상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완전한 세상은 없다. 빛이 비추는 어디든 그늘이 생기듯, 세상 곳곳에는 균열과 홈이 있다. 나는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그 홈에 몸을 기댄다. 그 홈은 나에게 결핍이 아니었다. 쉼의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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