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자작시

by 이만희

우리는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나 스스로 죽지 않는 이유는

누군가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면

다시 첫눈이 내리듯이

기다렸던 사람은 다시 만난다.


강물에 떠 있는 보름달을 바라보며

세상을 등지고 나를 내다 버리고 싶을 때

나는 누군가의 기다림이었던가 생각한다.


우리에게 기다림이 있었기에

첫눈이 오고 바람이 불며

새가 울고 꽃이 핀다는 걸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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