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학교 01화-05

맨홀

by 이만희

교무실 (아침)

민식이 앉아 있는 교무실 자리 반대편에서 인터폰이 울리고 있다. 아무도 받지 않아 민식이 인터폰을 당겨 받는다.


민식: 네 교무실입니다.

학생: 선생님, 저 주원인데요. 저희 담임선생님이 아직 조회에 안 들어오셔서요.

민식: (약간 놀란 목소리로) 알았어. 선생님이 연락드려볼게.


민식은 급하게 핸드폰을 찾아 장 부장에게 연락을 한다.


민식: 여보세요? 형님

장 부장: (당황하며) 어, 그래

민식: 학생이 조회에 안 들어오셨다고 해서 연락드렸어요? 무슨 일 있으세요?

장 부장: (당황하며) 출근하다가 옆 학교 앞에 있는 맨홀에 빠졌어.

민식: (크게 놀라며) 다치진 않으셨어요? 제가 가볼게요.

장 부장: 바지가 약간 찢어지고 발목이 조금 불편하고 다른 데는 괜찮아. 안 와도 돼. 119에 내가 신고는 했어.


민식은 윤선생의 안내를 받아 장 부장이 빠져 있는 맨홀로 간다.

119 대원들이 맨홀 구멍 주변으로 장 부장을 꺼내고 있다.


윤 선생: (놀라며) 부장님 괜찮으세요??

장 부장: 아침에 바쁠 텐데 왜 왔어? 종아리 쪽이 조금 까진 것 같아

민식: 다른 데는 괜찮으시고요?

소방관: 선생님께서는 병원 진료가 필요할 수 있으니 가까운 병원으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장 부장: 많이 놀라긴 했지만 조금 안정을 취하면 괜찮을 것 같아요. 발목이 조금 불편하지만 그냥 학교로 가보겠습니다.

민식: 그래도 병원 가보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

장 부장: 아니야. 괜찮아. 수업도 있고 그냥 학교로 가야겠어.

윤 선생: 저도 주 선생님한테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그나저나 부장님 어떻게 된 일이에요?

장 부장: 평소처럼 흰 지팡이 들고 잘 출근하고 있는데 갑자기 땅속으로 꺼지더라고. 얼마나 놀랬는지 나는 전맹인데도 정말 눈뜨는 줄 알았어.

윤 선생: 부장님, 이 상황에서도 농담이 나오세요.


윤 선생이 장 부장과 민식을 안내하며 학교로 들어가고 있다. 장 부장은 다리가 불편한지 오른쪽 다리를 살짝 불편하게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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