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
시각장애가 있는 중학생 민규(가명)는 점자를 찍으며 혼잣말로 짜증을 내고 있었다.
“왜 이렇게 점자가 안 찍히는 거야?”
나는 짜증 나 있는 민규에게 물어보았다.
“민규야, 뭐가 잘 안 되니?”
민규는 자기가 찍은 점자를 손가락으로 만지며 대답했다.
“점자도 잘 안 찍어지고 점자 모양도 고르지가 않아요”
나는 민규에게 점필(점자 찍는 필기구)을 한 번 달라고 하였다.
손가락 끝으로 확인해 보니, 민규의 점필의 끝이 마모되어 있었다.
“선생님이 민규 점필을 한 번 쓰기 좋게 해 줘도 될까?”
민규의 동의를 받아 점필을 들고 건물 밖으로 나갔다.
아스팔트가 깔려 있는 바닥에 민규 점필을 갈았다.
점필의 끝에 마모된 부분이 사라졌다.
민규는 점필을 받아 다시 점자를 찍었다.
점자를 잘 찍고 자신이 찍은 점자를 읽으며 민규는 즐거워했다.
* 민규는 점자를 잘 찍지 못했던 이유가 자신에게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결과에만 집착하고 불평만 늘어놓고 있는지 생각했다. 결과의 따른 원인을 내가 만들고 있지 않은가 다시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의 나의 모습도 내가 선택한 원인의 결과다. 그래서, 순간순간의 선택이 중요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