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학교 01-10 수학여행 1

시나리오

by 이만희

공항 게이트 입구(낮)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을 인솔하고 있는 민식과 윤선생(지아).

민식은 지원인의 안내를 받으며 성인학생들을 인솔하고 윤선생(지아)은 중학생들을 양팔에 끼고 안내하고 있다.

민식의 핸드폰으로 장 부장에게 연락이 온다.


민식: (핸드폰을 받으며) 네, 형님 제주도에 잘 도착했어요. 날씨도 좋고 학생들도 즐거워하네요.

네,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맛있는 제주도 오메기떡 사갈게요.


학생들이 민식을 부르며 찾는다.


민식: 형님 학생들이 찾네요. 또, 연락드릴게요.


민식은 지원사의 안내를 받으며 남학생들을 화장실로 안내하고 있다.


버스 안(저녁)


지아: (약간 지친 목소리로) 선생님, 오늘 숙소 가면 일정이 다 끝나지요?

민식: 네, 맞아요. 선생님 목소리가 많이 피곤해 보여요.

지아: (살짝 미소 지으며) 목소리가 피곤해 보인다는 말이 참 재미있어요.

민식: 그러게요. 귀로 들으면서 보인다는 표현을 하네요.

지아: 그럼, 내일은 해수욕장에 가는 거죠?

민식: 네, 맞아요. 오늘도 정말 수고하셨어요. 숙소 들어가시면 푹 쉬세요.


중문해수욕장(낮)


해수욕장에서 중학교 학생들과 즐겁게 물놀이를 하는 지아.

모래사장에 돗자리를 펴고 성인학생들과 둘러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민식.

평소 귀가 잘 들리지 않았던 50대 남학생(병기)이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민식을 부른다.


병기: 선생님 저기 바다에서 '사람 살려' 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요.

민식: 병기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병기: 주변에 시끄러운 소리 말고 저 멀리서 '사람 살려'라고 소리가 들렸는데 선생님도 한 번 들어보세요.


민식 주변에는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소리, 더 멀리서 들리는 안전요원의 방송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사람 살려' 소리가 작게 들린다.


민식: (깜짝 놀라며) 어, 병기님 저도 들었어요. 빨리 119에 신고해야겠어요.


40대 여학생(경옥)이 핸드폰으로 119에 전화를 건다.

잠시 후, 119 대원들이 도착해서 바다에 빠진 20대 남자를 구하고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


지아: (민식에게 달려와 숨이 차며) 선생님 무슨 일이에요?

민식: 우리 반 학생분이 바다에 빠진 사람의 '사람 살려' 소리를 듣고 119에 신고를 했어요. 다행히 사람을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지아: (놀라며) 정말요?


숙소 로비 식당(저녁)


민식은 119 대원에게 전화를 받고 있다.


민식: 정말 다행입니다. 무사히 회복했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저는 인솔교사이고요, 우리 반에 50대 성인분이 소리를 듣고 저도 반신반의했는데 정말 소리가 들려서 신고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신고받고 빨리 와 주셔서 구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들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민식이 핸드폰을 끊고 옆에 있는 학생과 선생님들에게 말한다.


민식: 119에서 연락이 왔는데 우리들의 신고로 아까 바다에 빠졌던 20대 남자분이 무사히 깨어났다고 합니다.


학생과 선생님들이 모두 손뼉 치며 환호하고 있다.

지아는 민식을 바라보며 더 크게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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