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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경 Jun 15. 2021

마음아, 잘 있니?

- 우리 안의 빛을 만나는 시간

‘나를 돌아보지 않는 나에게’

지인의 추천으로 만나게 된 책입니다.

표지에 한참 눈길이 갑니다. 


테라스에 흰 셔츠 입은 남자 홀로 앉았습니다. 

한낮의 햇살이 건물의 음지까지 깊숙이 들어옵니다. 

푸른색이 따뜻하고 신선합니다. 


타인의 아픔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려는 

작가 정여울의 마음이 제목에도 잘 담겼습니다. 

표지와 제목에서 벌써 반은 위로받습니다. 


주요 내용은 자신 안의 내적 자산을 발견하고 

’자기 공감‘의 감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심리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이해시키고 안내합니다. 


작가는 감정이 잘 다스려지지 않을 때마다 

스스로 질문한다고 합니다. 

“마음아, 잘 있니?”


마음의 고삐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마음의 안부를 묻는 시간을 가지라고 합니다. 

자신이 자신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하며 

자신과의 대화를 강조합니다. 


자신과의 대화는 

보이는 '에고'와 보이지 않는 ’셀프‘의 대화를 말합니다.

'에고'는 눈에 보이는 행복을 추구하고 

’셀프‘는 존재의 전체성을 추구합니다.


대화를 통한 ‘자기 공감’, ‘자기 격려’가 

자신과의 ‘관계 맺기’와 ‘마음 챙김’의 비결임을 

심리학자의 말을 빌려 제안합니다. 


작가가 말하는 ‘셀프’는 존재의 원형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참나, 바탕, 우주, 부처, 하나님으로 불리는 우리 안의 ‘빛’ 

파도가 칠 때도 변함없는 바다

구름 낀 날씨에도 변함없는 하늘을 말합니다. 




나의 ‘에고’는 내 안의 ‘셀프’를 잊었을 때가 많았습니다. 

집착, 강박, 불안, 두려움에 쉽게 사로잡히는 성격인지라 

오래전부터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상담, 종교, 수행, 마음을 돌보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나를 치유한 시간들 덕분에 

찌그덕거리던 부부 사이가 회복되었고  

아이들은 안정적으로 자라주었습니다. 

많은 것을 잃어도 더 소중한 것을 얻은 시간입니다. 


에고의 습성은 쉬 바뀌지 않습니다.  

50자를 달고도 종종 셀프를 잃고 흔들리지만  

상담실로 치료실로 수련장으로 달려가지 않아도 

일상 속 작은 놀이로도 

내 안의 셀프와 기쁘게 조우할 수 있습니다


맨발 걷기로 흙의 따스한 기운을 느낄 때 

나뭇잎을 흔들든 바람이 볼에 스칠 때 

길가 예쁜 카페 앞 커다란 화분의 보라색을 만날 때

비 온 뒤 풀 위에서 이슬의 반짝임을 바라볼 때  

레몬차 팔팔 끓여 좋아하는 도자기 잔에 담을 때


‘세상의 모든 음악’ 시그널 송을 들을 때

지인이 보내온 신문지 속 봄 푸성귀에 감탄할 때

사랑하는 가족과 한 끼 식사 따스할 때 

영혼을 울리는 한 문장의 글귀를 만날 때 

통하는 사람들과 미소 지으며 눈 마주칠 때  


일상 모든 순간들을 가만히 바라보면 

마음속 에고와 셀프가 하나 되는 순간입니다.  

오로지 내가 매일매일  할 일은 

매일 에고와 셀프가 손 잡는 일입니다. 




에고와 셀프가 멀어지는 순간은 

몸이 신호를 보냅니다. 

긴장되거나 두근거리거나 내 몸의 반응으로 

셀프와의 거리를 체크할 수 있습니다. 


셀프가 몸에 이상 신호 보낼 때

셀프가 보내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마음속 빛을 바라보며 물어야겠습니다. 

“마음아~ 잘 있니?”


책의 마지막 문구에 밑줄 긋습니다. 

“이 험난한 세상에서도 아직 사랑하는 법을 잊지 않았음에 

감사하는 그런 눈부신 기념일이 바로 오늘이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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