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돈이 깡패

파트 3.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 철학자의 현실 조언

by 무연

<챕터 9. 철학자의 말하기 수업>

나는 처음부터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생각은 많았지만, 그걸 말로 풀어내는 데는 서툴렀다.
머릿속에선 수십 가지 문장이 오가는데,
막상 입을 열면 한두 마디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오해도 많이 받았다.
무뚝뚝하다, 예의가 없다, 말이 없어 답답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나는 단지, 말이라는 게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다.

말은 칼 같았다.
한 번 내뱉은 말은 다시 담을 수 없었고,
누군가의 마음을 찌르기도, 위로하기도 했다.

나는 그런 말을 함부로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침묵을 선택했다.
하지만 침묵이 늘 옳은 건 아니었다.

삶을 살아가며 알게 됐다.
말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받는 순간들이 있다는 걸.

그래서 나는 '생각하는 사람'에서 '말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말의 기술이 아니라, 말의 태도를 배우기 시작했다.

'어떻게 말해야 상대가 상처받지 않을까?'
'무엇을 말해야 내 마음이 전달될까?'
'어떤 침묵은 말보다 더 무겁게 들릴까?'

그건 철학자의 말하기 수업이었다.
거창한 논리가 아니라, 인간다운 언어에 대한 고민.
누군가를 무시하거나 깎아내리는 말이 아니라,
누군가를 품어주고, 때로는 붙잡아주는 말.

나는 그렇게 말하기를 배웠다.
상대가 아닌 나에게 먼저 묻는 방식으로.
말을 꺼내기 전에, 생각으로 다져보는 방식으로.

말은 결국 나 자신을 보여주는 도구였다.
그리고 나는 솔직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멋있는 말보다, 진심 어린 말.

살아보니 말이 곧 태도였고, 말이 곧 삶이었다.
삶이 거칠면 말도 거칠고,
삶이 따뜻하면 말도 따뜻했다.

내가 선택한 말이 곧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주었고,
그 말이 나를 기억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말한다.
그전보다 조금 더 조심스럽게,
하지만 그전보다 훨씬 더 자신 있게.

말은 무기일 수도 있고, 약일 수도 있다.
나는 가능한 한, 누군가의 마음에 스며드는 말이 되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생각한다.
그리고 말한다. “괜찮아. 너도 너답게 살아도 돼.”

철학자의 말하기 수업은 그렇게,
오늘도 나를 사람답게 만들어준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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