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은 맨발 걷기에 좋다. 학교 개방이 되지 않는 토요일과 일요일은 할 수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맨발 걷기를 한다. 나도 그중 한 사람이다.
어느 날 누군가 서해 바다 갯벌에서 맨발 걷기를 해 보라고 했다. 인천 영종도 옆에 있는 무의도가 특히 좋다고 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바다를 생각한다. 한 때 산 적이 있는 제주도와 어릴 때 살았던 부산 바다가 그리워지지만 두 곳 다 자주 가기에는 부담스럽다.
그래서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되고, 자동차로 2시간쯤 걸리는 동해 바다로 자주 가곤 했다. 며칠 씩 속초나 강릉에 머물며 돌아오면 가슴이 툭 트이고 힘이 솟는 것 같았다. 동해 바다는 우선 광활해서 시원하고, 수평선 너머 솟는 해를 볼 수 있어 좋다. 물살은 가파르지만 바슬거리는 모래의 감촉을 느끼며 모래밭을 맨발로 걷곤 했다.
동해와는 다른 서해,
예찬하지 않을 수 없다.
생전 처음 맨발로 걸어보는 서해바다였다.
무의도까지 자동차로 1시간 반이 걸려 하루에 돌아오기는 아쉬워 영종도에 있는 호텔을 잡았다.
어제, 오늘 이틀 동안 무의도 하나개 해수욕장 갯벌을 걸었다.
전혀 발이 빠지지 않고 뻘과 바닷물의 감촉이 너무나 시원하고 좋았다. 어제 바다에 갔을 때는 물이 거의 빠져나간 시간이어서 해변에서 바다 안으로 20분 넘게 걸어 들어갔다. 발목에 물이 찰랑찰랑 하는 곳에서 1시간 넘게 걸었다. 오늘은 물이 빠지고 있을 때라 해변에서 바다 안으로 15분쯤 걸어 들어가서 걸었다.
만조 때는 바다 한가운데였던 곳, 도저히 갈 수 없던 곳이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걷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 조수간만의 차가 이렇게 큰 서해가 가까이 우리 곁에 있고, 이렇게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는 바다가 있는 게 감격스러웠다.
바다에서 맨발 걷기는 어느 곳보다 건강에 좋다고 한다. 황톳길 걷기도 좋지만, 그보다도 더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넓은 갯벌에 많은 사람들이 와서 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