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이해한 것과 넘긴 것의 차이

질문의 유언

by 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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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 무난하게 끝났다.

서로 고개를 끄덕였고,

다음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될 만한 지점이 없었다.


상대의 말은 들었고,

대충 어떤 의미인지는 알 것 같았다.

굳이 다시 묻지 않아도

대화는 이어질 수 있었다.


확인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지만

지금 다시 꺼낼 만큼

중요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해했다고 처리했다.


넘긴 선택은

즉각적인 문제를 만들지 않는다.

대화는 매끄럽게 끝나고,

관계도 유지된다.

그 순간에는

아무런 불편도 없다.


시간이 지나면

그 대화는 기억 속에서 정리된다.

무엇을 이해했는지는

또렷하지 않지만,

문제가 없었다는 인상만 남는다.


이해한 것과

그냥 넘긴 것의 차이는

그때는 분명하지 않다.

둘은 비슷한 결과를 만든다.


넘긴 일은

다시 꺼내지지 않는다.

확인되지 않은 채

정리된 것처럼 남는다.


그렇게 넘긴 대화들이

조금씩 쌓인다.

어느 순간부터는

무엇을 이해했고

무엇을 넘겼는지

구분되지 않는다.


넘긴 일들은

이해한 일처럼

관계 안에 자리 잡는다.


지문 : 질문이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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