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믿고 싶었던 말

질문하는 하루:그 말이 거짓이라는 걸 알아도, 마음은 계속 거기 머물렀다

by 지문


“언젠가는 보자.”
“진심이었어.”
“네가 아니면 안 됐어.”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말들은 참 가볍고,
어디에나 붙일 수 있는 문장이었는데
그땐 이상하게도
믿고 싶었다.


그 말에 마음을 걸고
그 말에 시간을 썼고
그 말로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나는 그 사람이 한 말을 믿은 게 아니라
그 말을 믿고 싶어 했던 나를 믿었다.


현실보다 말에 기대었고,
행동보다 감정에 기대었다.


그러고 나서
그 말이 변했을 때,
아니,
그 말이 애초에 진심이 아니었다는 걸 알았을 때,
가장 먼저 무너진 건
내가 아니라
내가 만든 ‘이해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말은 남는다.
하지만 남아 있는 건 말이 아니라
그 말을 믿고 싶었던 나의 마음이다.


지금은 가끔,
그 말을 했던 사람보다
그 말을 믿고 싶어 했던
그 시절의 나가 더 마음에 남는다.


믿고 싶었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적어도 그때의 내겐,
그 말이 유일한 위로였으니까.


지문: 질문이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