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이야기하는 글은 평생 쓰지 않으리 다짐했었다. 한 철학가가 말하길 신의 법 안에서도 예외란 사랑이다라는 글을 읽고 그만큼 무책임한 말이 있나 생각했었다. 사랑은 끝이 있고 그것에서 끝이란 적어도 나 혹은 연인이 자의적으로 책임 하는 것이기에 그만큼 알다 모를 것이 어찌 신의 법을 무시하느냐고. 당연히 나도 신을 맹신하지 않았다. 내게 있어 신은 그저 핑계였다. 하지만 그 핑계 속 한 두 가지 정도는 내게도 꽤 큰 충격을 가져왔는데 예를 들어 우리 형 같은 양아치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신을 믿은 뒤로 성격이 바뀌고 호전됐다던가, 우리 가족이 성당을 다니고 화목해졌다던가 하는 이유로 말이다.
어쨌든 요즘 여러 가지 이유로 나는 다시 사랑을 믿게 됐다. 그동안 쌓아온 증거들이 한 번에 무너졌다. 사람을 믿는 것이 나의 대한 무력감을 증폭시킨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벌써 잊었다. 아니 지웠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내게 사랑이 왔다는 말을 돌려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나는 그동안의 나를 모두 부정한다.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타짜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특별한 영화를 즐겨 본다는 이상한 선민사상에 잡혀있을 때도 있지만, 결국 최동훈의 타짜를 나는 가장 애정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자. 타짜란 사기꾼이고 노름꾼이다. 사기꾼은 사기를 치는 사람이고 노름꾼은 그것을 업으로 한다. 때로는 자신마저 속여야 남을 속일 수 있는 판이 있다. 나는 나를 속이고 있다. 남이란 그간 내가 느낀 타인의 관한 나의 생각이다.
내려놓고 떠난 나의 공간에서 나는 모두를 잊고 의외인 타지에서 새로 사랑을 맞았다. 나는 그것을 믿기로 했다. 그것이 우리 형이 바뀐 무언가의 이유처럼 나에게도 큰 변화로 남길 바란다. 이것이 사랑을 이야기하는 글일까.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 사랑은 조금 여유로운 개념이 되었다고 나에게 다시금 알리고 싶다.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