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 편히 살고 있었다. 그 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것들로부터 해방된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지구가 그 동안 받아왔던 상처들은 지구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것들은 괴물과도 같았다. 지구의 마음을 계속 침범하려고 했으며, 그에게 댓가를 요구하고 있었다.
지구는 가끔 살의를 느꼈다. 그러나 에이미와 함께 있으면서 그는 자신을 통제했다. 분노와 괴로움 때문에 몸이 떨릴때면 에이미는 그의 손을 잡고 진정시켜 주었다.
"이렇게 우리가 늙어서 죽게 될때까지 이곳에서 머물자."
에이미가 지구에게 이렇게 말하고는 했다.
지구는 살의를 느끼면서도 그 누구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는 에이미와 단둘히 있는 상황이 좋다고 생각했다.
만일 누군가가 그에게 다가온다면 노동으로 단련된 그의 근육들이 그자를 죽이기에 충분할 것이다. 단지 한 순간의 몸부림조차 없이 피해자는 사망할 것이다. 지구는 내면의 괴물과 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