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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가온해 Jun 16. 2022

평범한 여행자 7

그중에는 지훈이라는 나와 동갑인 친구도 있었다. 그 친구는 여자를 많이 만나고 다녔다. 경제적으로 잘 사는 것 같지도 않고 인물이 뛰어난 것 같지도 않은데 여자가 많이 따른다. 지훈이에 게 장점이 있다면 잘 웃고 이야기를 잘 한다는 것이다. 나는 지훈이와도 이야기를 자주했다.



우리는 좀 더 나은 세상에 대해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리고 우리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십대 초중 반의 어린 나이라서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나는 그러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는 모임이 정말 마음에 들었고 모임에 매달 회비도 내게 되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 수십 만원의 회비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수진씨 또한 점점 더 사이가 가까워 져서 사귀는 사이가 되었다. 나는 점점 더 모임에 참여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집에서 개들과 고양이들을 관리하는 몇 시간 정도의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시간을 모임에서 보냈다. 모임의 리더 또한 이러한 점을 장려했다. 모임의 리더는 약간 성형을 많이 한 30대 중반의 여자였다. 우리는 경제적 자유와 시간적 자유를 가진 인생을 가지자고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뜬구름 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우리는 어렸고 더 나은 것을 바랬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유지했다. 그렇기에 더욱 경제적 자유와 시간적 자유를 원했다. 자유를 얻으려면 돈이 있어야 했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우리의 모임에서 몇몇 사람들이 다단계를 하기 시작했고 다단계에 참여하는 회원들이 늘어났다. 다단계 회사는 그들에게 자유로운 삶을 약속했었기 때문이다.


나는 다단계를 좋아하지 않는다. 안티다단계 카페에서 많은 글을 읽었기 때문에 나는 다단계가 나쁜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나는 외로웠다. 그래서 회원들을 따라 그들의 다단계 대리점에 방문해서 시간을 보내고는 했다. 그리고 다단계 직원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은 나의 외로움을 달래주었다. 다만 이것은 대가를 필요로 했다. 나는 한 달에 수십만원의 제품을 구매했다. 그렇지만 나는 내가 손해본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나는 애정을 원했고, 애정을 받기 위해 수십만원의 돈을 매달 쓰는 것은 아깝지 않았다. 사실 나같은 사람들도 많았다. 외로운 젊은이들은 나처럼 애정을 받기 위해 다단계 제품을 매달 구매했다. 사실 우리집은 잘사는 편이다. 상가 건물이 2개가 있다. 그렇기에 경제적으로 넉넉했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일을 하지 않으면 생활이 불가능했다. 


그리고 그렇게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다단계에 진심으로 빠져들었다. 내가 전에 언급한대로 신의 축복을 받은 사람은 소수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이 외면한다.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은 신이 축복을 내린 것과 마찬가지다. 


나는 가끔 백화점에 갔다. 백화점에는 많은 것이 있었고, 나는 그곳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았다.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친절한 직원들이 좋았다. 그리고 구매한 명품을 입고 길거리에 가서 여자들에게 전화번호를 물어보았고, 나중에 만나기도 했다. 나는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을 원했다. 사람은 누구나 원하는 것이 있기에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돈, 인맥 등 타인에게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관심을 받기 위해 항상 자기계발을 했다.


나의 장점은 영어 실력이다. 나는 항상 영어를 공부한다. 그리고 내게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 사람들은 돈을 주기도 하고 관심을 주기도 한다. 만약 내가 영어를 공부하지 않았다면 나는 텅 빈 강정과도 같을 것이다. 아무리 멋진 외모와 돈을 가지고 있어도 아무런 내용물이 없다면 스스로 괴리감을 느낀다.


어쨌거나 모임에서 우리는 항상 경제적 자유와 시간적 자유를 가지자고 이야기를 했다.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은 나를 포함하여 몇 명 되지 않았다. 그리고 당시에 내가 사귀었던 수진이라는 여자는 내가 선물을 사주지 않으면 만나지 않았다. 나는 수진이 속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진은 내게 사랑을 주었다. 그래서 나는 수진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모임은 어느 순간 다단계 마케팅의 모임이 되었다. 리더였던 30대 중반의 여자는 다단계에서 높은 직급에 있었다.


결국 어느 순간 다단계 모임이 된 우리들의 모임은 항상 다단계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각자 다른 동기를 가지고 만나는 우리들은 서로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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