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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가온해 Jun 16. 2022

평범한 여행자 8

나의 일상은 정말 평범하다.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 나의 일상은 항상 평화롭다. 아무런 특별한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저 매일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즐기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내 부모님은 상가건물 2개를 가지고 있고 그곳에서 나오는 월세는 우리의 삶을 여류롭게 만든다. 


다만 나는 너무 외로웠다. 그렇기에 모임에 빠져든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모임에서 나오게 되었다. 모임이 다단계 모임이 된 순간 재미가 없었다. 더 이상 멋진 미래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종교 단체에 가입을 하게 되었다. 종교 단체는 정말 멋졌다. 나는 개신교 계열 종교 단체에 가입했고 사람들은 정말 내게 잘해주었다. 


다시 행복한 나날이 시작됐다. 물론 내가 헌금을 매달 수십만원씩 내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해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사실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나는 눈이 보이지만 눈이 보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나는 귀는 들리지만 귀가 들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저 사랑을 얻기 위해서는 사실을 외면하는 바보였다.


종교단체에서는 나를 세뇌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들은 내게 성경을 가르켜준다고 하며 하루에 몇 시간씩 성경을 가르쳤다. 사실 나는 성경 내용이 어떻던 간에 상관이 없었다. 내가 그들이 원하는 데로 행동하면 그들은 내게 사랑을 주었다.


종교 단체에서는 내게 멋진 미래를 말해주었다. 신의 사랑을 받으며 천국에 간다. 사실 나는 어찌되던 상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멋진 미래는 옳고 그름을 떠나 그들의 인생을 지지하는 동력이었다. 나는 그렇게 살고 있는 그들이 부러웠다. 어쩌면 그들은 광신도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내면은 신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차있다. 그리고 나의 내면은 비어있다.


황금 동상은 멋지다. 그리고 사람들은 황금 동상을 보며 감격한다. 하지만 그것의 내부는 텅비어있다. 그저 겉보기에 아름다운 황금 동상은 나와 같다. 예수 그리스도를 숭배하는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처럼 살려고 하지 않는다. 부처를 숭배하는 사람들은 부처처럼 살지 못한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와 부처의 고뇌를 느꼈다. 이 점은 나를 외톨이로 만들었다. 모두가 한 곳을 보고 있을 때 나는 엉뚱한 곳을 보고 있는 것이다.


모두에게 배신당해 처형된 예수 그리스도와 평생을 깨달음을 찾기 위해 수행한 부처는 절대적인 외로움을 느꼈을 것이다. 예수와 부처를 진심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적다. 그들의 고통과 외로움에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세계의 수 많은 사람들이 예수와 부처를 따르지만 예수와 부처는 외롭다.


종교 단체에서 내게 축복받은 사후 세계를 욕심 내게 만드려고 했고, 그 단체의 많은 사람들은 천국에 가고 싶다는 욕심으로 돈과 시간을 바쳤다. 만일 예수와 부처의 참뜻을 헤아린다면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가입한 종교 단체에서는 더 이상 헌금을 내지 못하는 사람은 눈치를 줘서 쫓아냈다. 그것을 보면서 나는 절대로 큰 돈을 바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조금씩 길게 돈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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