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먹고 시를 낳다
책상 옆에 걸어 둔
오래된 효자손은 우리 집 가보다
등이 가려워서
그야말로 팔을 예술적으로 돌려 보는데
딱 그곳을 긁지 못하는 아버지
연속극을 보면서
용쓰는 아버지의 드넓은 등을 긁어주는데
헛곳만 긁고 있는 어머니
결국 아버지는 텔레비전 귀퉁이에 등을 문질렀고
어머니는 효자손 하나 장만하여
아버지 생일상을 차렸다
책상 옆에 걸어 둔
오래된 효자손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등이다
등을 긁을 때마다
어머니가 쏟은 폭풍 같은 손길에
아버지가 받은 주체할 수 없는 시원함이
등골에 퍼진다
등이 가렵지 않아도 나는 가끔
아버지의 등을 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