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부석

어리석음을 깔고 앉아 나를 성찰하는 시

by 노닥거리

벌교 앞 바닷가에서

소주 한잔 했습니다

세발낙지는 어머니 보러 가고

꼬막은 아버지 제사상에 올라가서

그냥 생소주만 마셨습니다


옆 바닷가에는

배 타고 떠나 아직 돌아오지 못한

님을 기다리는 망부석들이

바다의 거친 숨결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때가 되어 저녁이 오고 바닷물도

들어왔지만 님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망부석들은 하나둘씩 이름을 불렀고

바다는 숨을 죽이고 있습니다

바다는 무심한 듯

모든 것을 다 받아 주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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