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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타멀스 Mar 01. 2022

메타버스에서 살아남기

이제 우리 곁에는 물리적 지구와 함께 디지털 지구인 메타버스가 함께 할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 세계, 물리적 지구에서만 머물기를 고집한다면, 당신은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붙이지 못한 채 물리적 지구에 고립된 사람이 됩니다. 메타버스라는 신세계에서 누릴 수 있는 의미, 즐거움, 경제적 이익 등을 모두 놓치게 됩니다.
김상균 교수, <메타버스> 중에서


아날로그도 제대로 모른 채 엉겁결에 디지털 세계에 빠져 한동안 바보가 된 적이 있다. 직장에서 존재감은커녕 무슨 죄나 진 것처럼 눈치를 보며 생활하기도 했다. 그런데 또 메타버스가 온다고?


살짝 겁도 나고 슬그머니 화도 나지만 그렇다고 기죽을 것 까지는 없다. 아날로그, 디지털도 어찌어찌 버텨내며 살았는데, 메타버스라고 나를 어찌하겠는가? 그런데 알고 보니, 또 엉겁결에, 어느새 나도 메타버스에 올라타고 있었다. 휴대폰 속으로 들어가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필요한 작업도 하는가 하면 이미 컴퓨터도 제법 다룰 줄 아니까, 내 삶의 영토는 벌써 메타버스 안으로 확장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뿐인가? 그 영역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그 일들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긴가민가하면서도 사람들은 줄을 지어 메타버스에 들어가고 있지 않는가. 그곳이 신세계인지 헬게이트인지를 묻지 않는다. 물어도 답해주는 사람 없고 답해주는 사람 있어도 그 말에 신경 쓰거나 크게 신뢰하 않는다. 우리는 그냥 물 흐르는 데로 가고 있다. 이른 아침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신비스러운 강을 건너는 마음으로.


그렇다고 단순히 언더독이 되지 않기 위해 밴드왜건에 올라타는 것은 아니다. 지난 세기에 우리는 아날로그 세상에서 디지털 세상으로 전환하는 시대적 흐름을 보며 그 물결을 어떻게 타고 가야 할 것인가를 학습한 바 있다. 어느 것이 옳고 그른 가를, 좋고 나쁜 가를 지켜보았고 또한 이해타산과 실용성을 따지고 경험했다. 아직도 일부러 LP판으로 음악을 듣고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사람도 있기에, 어느 것이 옳고 더 좋다는 답은 없다. 그분들이 누리는 개인의 취향을 역주행이라고 폄훼해서도 안 된다.


다가올 메타버스 세상은 분명 우리의 삶을 크게 바꿔놓을 것이다. 기술이 일궈 놓은 세상이 인간을 편하고 편리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세팅할 것이기에 환영하고 고마운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 걱정과 불안도 함께 따라온다. 그래서 김상균 교수의 다음 말은 메타버스를 여행하려사람들을 위한 여행 안내서 첫 장에 실을 만하다.

메타버스가 현실을 완전히 잊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메타버스는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세계, 어울림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더 편하게, 더 많은 이들과 어울리기 위한 세계가 메타버스입니다. 메타버스 안에서 함께 지지고 볶으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메타버스는 인류의 삶을 확장하기 위한 영토여야 합니다.

인간이 사는 곳은 어느 곳이나 고약한 악취가 풍긴다. 비록 기술이 연결하는 가상의 메타버스이지만 여전히 사람 사는 세상이다. 그래서 그곳이 인간의 욕심으로 발생된 악취가 아니라 사람들의 아름다운 어울림으로 숙성된 기가 넘치기를 바라고, 고급 기술의 선한 역할, 긍정적 기능을 기대한 마음일 것이다. 사실 그 악취의 근원은 기술이 아니고 사람이다. 기술이 인간성을 좀먹고 파괴한다고 하지만 기술은 죄가 없다. 세상을 오염시키고 인간관계를 무너뜨리는 것은 인간들이다. 오히려 기술은 상처받은 몸과 영혼을 치유하고 정화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같이 최고도로 발달한 과학 기술 때문에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가 사라진 세상이 올 지도 모른다. 완벽하게 통제되고 조정되어 불행이 없는 사회 같지만 역설적이게도 ‘불행할 권리’조차 없는, 사람의 향기라고는 조금도 맡을 수 없는 세상이 도래할 수도 있다.


어떤 형태의 신세계가 되든 우리는 메타버스가 오는 것을 막을 수도 없고 부인할 수도 없다. 라서 우리는 그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식과 지혜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누가 생산한 지식이든그 지식은 인간성을 담고 있어야 하고, 그 지혜에서는 사람의 향기가 뿜어져 나와야 한다. 최첨단 과학 기술에 대한 지식남보다 좀 먼저  알았 더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그런 사람들이 세상을 주물럭거리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바보가 되거나 존재감 없이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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