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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타멀스 Nov 06. 2022

달의 환생

월 초사흘

미로 탐험을 즐기던 사촌 동생은

불암산 우두봉 이마에 걸린 초승달

안으로  들어갔다. 초승달을 보름달로

채워 놓고 우두봉 정수리에 우뚝 서서

두 손을 번쩍 들었을 때 세상은

뒤집어졌다


보름달은 사흘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희멀겋게 퇴색하여 낮밤을

분별하는 능력을 잃더니 서서히

종적을 감췄다


사촌 동생은 다시 달을 띄웠다

달은 환생했고 천지는 개벽했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달을 가리키며 달만

보았으나, 달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이

무서워 그믐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믐밤마다 사촌 동생은

달 뒷면에서 프로메테우스와 만나

환생 게임을 하고 있었다

자정이 넘어 초하루가 되면

프로메테우스는 간이 부어올랐고

사촌 동생은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게임기는 스스로 재부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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