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멘싱의 삶을 살짝 엿봤습니다. 마이멘싱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오토릭샤를 타고 촌 지역을 돌아봤습니다. 그러다가 목 아래 단축 하나가 풀린 틈으로 본 것처럼 살짝 그들의 삶을 보았습니다. 아직은 잘 모르지만, 풀린 단추 안에 비친 조금의 속살인 듯합니다.
내가 가진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되는 방글라데시입니다. 철길은 기차가 가는 곳이 아닙니다. 보행로입니다. 걸터앉아 쉴 수 있는 쉼터입니다. 이 길로 가면 가까우니 그게 맞을 겁니다. 철길의 쇠붙이에서 묻어 나오는 냉기에 더위를 식힐 수 있으니, 그것도 좋겠습니다. 여기저기 나뒹구는 철길 받침대도 제 역할 다하고 건조장으로 새 일을 시작했습니다. 벌써 허옇게 말라가는 소똥들이 이제 새까만 신병을 맞아 나란히 줄을 세워 놓은 폼이 열병식장입니다. 여기서 마르면 고참(?)들은 붉게 정열을 불태우고 그 자리를 새까만 신병들이 채우고 다시 어린 녀석들을 만나겠죠. 오늘은 선선함이 있는 마른바람이 부니 소똥도 그 품에 안은 물을 금방 내줄 겁니다. 그러면 진급도 빨리 되겠죠. 길가의 사람들은 그 소똥이 불태운 정열로 커다란 솥에서 김을 품어내게 합니다. 알몸의 젖먹이 아이를 안은 앳된 얼굴의 엄마가 그 솥을 뚫어져라 보고 있습니다. 그 안에 무엇이 들었을지 궁금해 오토릭샤를 타고 가면서도 한참이나 뒤를 돌아봤습니다.
좀 지나니 사람들이 쓰다 버린, 쓰고 버린 것들이 잔뜩 쌓여있습니다. 무릎을 가슴에 댄 채 웅크리고 앉은 노인은 엉덩이가 무거운 건지 천천히 자리를 옮기면서 돈살 물건을 잘도 골라냅니다. 손짓 두어 번이면 하나씩 꺼내 냅니다. 노인의 지혜가 이런 건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맨발로 쇠붙이를 부지런히 나르는 사내아이는 다람쥐 도토리 나르듯 재잘대며 부지런히 주워 모읍니다. 여간 해본 솜씨가 아닙니다. 지폐 몇 장 담긴 종그락 같은 플라스틱 그릇을 든 1미터도 채 안 되는 여자아이는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까맣게 그을린 주전자의 손잡이가 뜨거운지 몇 번 툭툭 치다 따르는 차 한 잔은 그나마 그들을 위안하는 에너지 음료인지도 모르겠네요. 거리를 활보하던 소는 쓰레기 더미에서 먹이를 찾습니다. 낮에 잠만 자던 개도 웬일인지 이 낮에 서너 마리도 합세했습니다. 개 두 마리는 소가 헤쳐 놓은 곳을 힐끗힐끗 눈치를 보면서도 같이 잘도 지냅니다.
덩치 큰 소가 작은 아이에게 좀 내어주는 거겠죠. 오늘 마이멘싱의 뒷골목을 지나다 본 풍경입니다. 삶이 노곤하고 지치더라도 사람은 살아야 할 가치가 있습니다.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살아가는 거고요. 행복은 그런 거로 재는 건 아니잖아요. 내 마음이 행복해야 행복한 겁니다. 여기 방글라데시에 온 나도, 우리 봉사단도 마음의 행복을 찾아 나선 건 아닌지요. ‘외로울 때면 생각하세요. 이 거리를 생각하세요.’ 하던 노래가 갑자기 입안에서 흥얼거려집니다. ‘어려울 때면 생각하세요. 이 거리를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