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2일 중국 우한에서 처음으로 27명의 이상한 호흡기 환자가 보고되었다. 세 달 뒤인 2020년 3월12일에 중국에서 80,793명 감염과 3,169명 사망이 보고되었고, 세계적으로는 100개 넘는 국가에서 116,308명이 감염됐으며, 4,548명이 사망했다. 빠른 감염 속도에 놀란 국가들이 환자를 격리했고, 도시를 통제했으며, 국경을 닫았다. 학교가 문을 닫았고, 공장이 멈췄으며, 길에 사람들이 돌아다니지 않았다. 1차 세계대전 끝무렵 (1918-1920) 미국에서 시작되어 전세계로 퍼진 스페인 독감 때문에, 세계인구 17억 중에서 5억명이 감염됐고 1,700~5,000만명이 죽었던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WHO가 전세계에 COVID-19 팬데믹을 선언했다.
중국과 딱 붙어있는 우리나라에서도 2020년 1월20일에 첫 COVID-19 환자가 나왔는데, 중국 우한을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다. 2020년 3월12일 WHO의 팬데믹 선언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총 7,869명이 감염되었고, 66명이 사망했다. 2018년 메르스(MERS)를 겪으며 축적된 경험을 십분 발휘한 질병관리본부는 밀접 접촉자를 정밀하게 추적하여 격리시켰고, 기업들은 발빠르게테스트 검사지를개발했으며,그 검사지로의료진들은무증상 감염자까지찾아내며 저변이 촘촘한 국민의료보험을 발판으로 최전선의 군인들처럼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워서 국민의 생명을 지켰다.
오랜만에 온세계가 단합했으며, WHO는 매일 각국의 감염자수와 사망자수를 기록하여 전세계와 공유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도 매일 감염자수와 사망자수, 그리고 입퇴원 상황을 발표했다. 특히 '31번 확진자'는 신천지 집단 감염으로 확대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림1 왼쪽 초창기 50일 동안 성장곡선에서 31번 확진자가 폭발의 시작점인 걸 볼 수 있고, 오른쪽 로그 (log)변환 그래프에서 계단 모양의 점프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31번째 감염자가 나올 때까지 약 한 달 가량 걸렸다. 그러니까 따져보면 중국이 보고한 27명이 정확하다고 가정할 때, 세계적으로 첫 감염자가 나온 날짜는 적어도 10월 말 또는 11월 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이야 어찌 되었든, 코로나 성장곡선은 어마무시하게 커졌고, 세계증시는 대폭락 후 오르락내리락을 거듭했다.
그림 1. 2020년 코로나 초창기 성장곡선
감염고리를 끊으려는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프하며 퍼졌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사기 위해서 긴 줄을 섰고, 부부도 부모 자식도 코로나 앞에서 생이별을 했으며, 어떤 환자는 코로나 환자로 오인받아 입원을 거절당하고 떠돌다가 길에서 죽었다.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넘쳐나는 코로나 사망자의 시신을 냉동보관한 컨테이너 사진은 전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학교와 회사는 비대면으로 바뀌었지만, 오래 집에 갖혀있던 사람들은 정부가 제공하는 단편적인 정보에 만족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 환자가 발생했는지를 지도에 표시하는 앱을 스스로 만들어서,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길을 공유하며 생존을 위해 공포를 뚫고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2020년 말, 드디어 화이자가 백신 개발에 성공하며 팬데믹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전세계 사람들이 백신이나 감염으로 면역을 얻고 감염이 멈출 때까지 무려 3년 이상 걸렸다.
그 사이 WHO나 각국 질병관리본부 이외에도 Our World in Data 등 여러 비영리 단체들이 전세계 COVID-19 데이터를 정리해서 공개했다. 그림2는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인도, 중국의 백만명 당 코로나 감염자 수를 나타낸다. 결국 COVID-19는 스페인 독감의 기록을 가볍게 넘어섰다. 가장 많은 감염자가 나온 국가는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이다. 반면, 백만명당 감염자로 따질 때, 코로나 환자가 가장 많이 나온 국가는 2년 넘게 방역성공국가 타이틀을 누리며 빡세게 이어오던 K-방역을, 오미크론이 초강세이던 초봄 환절기를 앞두고, 한 방에 푼 우리나라다.사망자는 적었지만, 2022년 3월2일 하루에 백만명 당 감염자수로 세계 최고를 찍었고,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약 34,570,000명이 감염되면서백만명당 누적으로도 1위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