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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eyaChoi Sep 19. 2024

지구인의 스포츠, 축구 (1)

빅데이터 속 세상

 '브라질에서 제일 인기있는 스포츠가 뭐냐?'는 뻔한 질문에, 한 브라질 사람은 한참 고민하다가 '배구...?' 하며 머뭇거려서, 질문한 사람이 당황하여 '어? 축구 아닌가요?' 하니까, 그 브라질 사람은 '브라질에서 축구는 스포츠가 아니라, 종교'라고 대답했다는 농담이 있다.  


땅바닥에 금만 그어놓고도 공을 찰 수 있기 때문에,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도 지구 어느 골목이나 동네 공터에서도 학교 운동장에서도 돈 없는 아이들이 축구를 할 수 있다. 손 쓰면 안되고 발로 공을 차야하고, 공을 상대 골대에 넣으면 점수가 나는 아주 단순한 규칙 덕분에, 배운 사람이든 못배운 사람이든, 어른이든 애든, 누구든 쉽게 축구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골키퍼 빼고 이팀 저팀 총 20명의 선수들이 90분 내내 죽도록 뛰어도 골이 잘 안터지기 때문에,  팽팽한 균형이 깨지고 한 골 터지는 순간, '꼬~올~~~~~~~~~~~~' 소리와 함께 손에 땀을 쥐며 응원하는 팬들은, 한쪽은 이겨서 울고 또 한쪽은 져서 운다.


축구 시합 중에서 제일 큰 시합은 뭐니뭐니 해도, 전 세계 국가 대항전인 월드컵이고, 월드컵 이야기를 하자면 우리나라가 4강을 차지한 2002년에 한일 월드컵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세계에 9명밖에 없다는 트레블을 달성한 네덜란드의 거장 거스 히딩크 감독을 어렵게 모시고 와서 피나는 훈련 끝에, 같은 D조에 속했던 폴란드를 2-0으로 꺾고, 미국과 1-1로 비긴 후, 이영표의 크로스를 가슴 트래핑으로 받은 박지성이 오른발로 공을 띄워 수비수를 제끼고 왼발 슛으로 골을 넣고 포르투갈을 침몰시키면서, 대한미국 축구역사 상 최초로 16강에 진출했다. 이어진 16강전에서 우리나라는 이탈리아에게 선제골을 먹었지만, 설기현의 동점골, 연장전에서 터진 안정환의 헤딩골로 강호 이탈리아를 이기며 기적을 써내려갔다. 붉은 악마 응원단은 스타디움에서 대형 태극기를 펴고 '꿈은 이루어진다'는 카드 섹션을 펼치며, 선수들이 죽기살기로 뛰게 만드는 응원전을 이끌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사람들이 붉은 악마 티를 사입고, 집 앞에 옹기종기 모여서, 또는 공원에 모여서, 또는 큰 광장에 모여서, '대~한민국, 짜작~작 짝짝'을 외치고, '오~ 필승 꼬레아, 오오레올레~헤이헤이헤이'를 부르며, 모두 하나가 되었다. 8강전에서 우리나라는 스페인과 연장전 끝에 득점 없이 비기고 승부차기에서 그 이름도 그 허탈한 표정도 잊을 수 없는 호아킨의 실축과 홍명보의 마지막 골로 4강에 올랐다. 이후 준결승에서 우리나라는 독일에 패하고, 3-4위전에서 터키에게 지고 기적처럼 4강에 안착하며, 마침내 신화 같은 여정을 멈췄다. 그리고 히딩크는 대한민국의 살아있는 위인이 되었다.


단일 스포츠 종목으로 4년마다 온 지구촌을 들썩이게 만드는 월드컵이나 대륙 국가대항전인 아시안컵, 코파 아메리카컵,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UEFA 유럽축구 선수권대회, 올림픽, U-20 월드컵에서, 축구장은 한 치의 양보는 없는 전쟁터가 된다. 그러다 보니, 월드컵 같은 큰 국가 대항전에서 이기면 나라의 영웅이 되고, 지면 역적이 되어서 진 선수들은 무서워서 자기 나라에 못돌아갈 때도 있다.


워낙 관중 수가 많고 시장 규모가 크다 보니, 나라마다 1부, 2부, 3부, 4부 등의 단계별 클럽과 리그를 운영하고, 그 비슷한 체계의 나이별 유소년 팀을 운영하며 선수를 키운다. 우리나라 K리그1에는 12개의 팀이 있고, K 리그2에는 11개의 팀이 있으며, 시즌동안 모든 팀들이 홈앤드어웨이 (Home and Away) 방식으로 총 22 라운드 경기를 치른 후, 이기면 +3점, 비기면 +1점, 지면 0점의 승점을 챙긴다. K리그1 상위 6팀은 리그컵 우승과 AFC 챔피언쉽 출전권을 두고 5경기를 치른다. 반면 K리그1 하위 6팀은 강등 또는 잔류를 두고 치열한 5 경기를 치른 후, 최하위 2팀은 K리그2로 강등된다. K리그 2도 치열한 시즌 성적에 따라서 최상위 2팀은 K리그1로 승격된다. 세계에서 제일 큰 리그들이 모두 유럽에 있고, 그중에서도 스페인의 라리가,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 독일의 분데스리가, 프랑스의 리그1 (리그앙), 이탈리아의 세리에A 빅 5에 해당한다. 매주 지구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선가 축구 경기가 열리고 있으며, 축구에 살고 축구에 죽는 팬들은 기꺼이 밤새워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축구를 본다.


FIFA 주관 모든 나라 모든 리그 모든 팀 모든 선수들에 대한 모든 결과는 각 나라 리그 홈페이지에 저장된다. 이 링크들을 모두 모아둔 무료 싸이트 fbref에서 모든 통계를 숫자로 볼 수 있고 파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https://fbref.com/en/

        

이외에도 무료 이트 후스코어드에서 경기마다 팀과 선수들의 슈팅, 점유율, 패스 성공률, 드리블 돌파, 공중볼 경합, 태클, 코너킥, 실수 횟수 등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Chalkbaord를 클릭하면 어떤 선수가 그라운드의 어느 위치에서 슛을 했는지 그래프로 볼 수 있고, Heatmaps에서 선수들을 선택하면 그 선수들의 히트맵을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Match Report를 클릭하면 경기 전체의 슛, 골, 역습, 패스 타입 등에 대한 통계를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whoscored.com/

축구를 본 적 있는 지구인이라면, 한번 정도 여기 접속하여 좋아하는 팀과 선수들의 경기 기록을 확인해보면 꽤 재미있다.

    


축구는 지구인의 스포츠다.


여러 개인적인 사정으로 꽤 오래 브런치 글을 쓰지 못하고, 또 작가님들의 글을 읽지 못했습니다. 배대웅 작가님의 안부와 격려에 감사드리며,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작가님들의 글을 천천히 다시 읽도록 하겠습니다. 글에 집중하기 몹시 어렵지만, 글을 쓰며 다시 일어나 보겠습니다. 작가님들 모두 더운 날씨 잘 이기시고, 건강하시기 바라며,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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